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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
알쓸신잡 시즌3에서 10살에서 12살 사이에 좋아했던 야구팀을 평생 좋아한다고 했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나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이에 해당사항은 없지만, 그 나이대에 좋아했던 것을 평생 좋아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멋모르고 봤던 런던 가이드북이 오랜 시간 후에 있을 런던 여행을 암시하는 것이었다면,이번에 갈 곳도 순전히 어렸을 때 우연히 봤던 글 때문에 행선지로 당첨되었다.호기심이 발동해서 엄마가 보시던 여성잡지를 우연히 보다 영국, 그것도 케임브리지에 관한 글을 우연히 발견했다.그리고 두고두고 그곳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자리잡게 된다. 런던에 있은지 8일차, 이제 런던 도심을 벗어나 근교로 움직일 때가 되었지 싶어 그리니치와 케임브리지를 놓고 잠시 고민을 하다 진짜 근교인 케임브리지를 가보..
알쓸신잡 피렌체 편에서 김진애 박사가 미켈란젤로의 방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인상적였다.'미 선생님'이라는 경칭까지 붙여가며 울컥해하는 모습이 참 와닿았는데,나도 작품들을 보며 속으로 환호하고 한편으로는 울컥한 기분도 들었다.김진애 박사님이 미 선생님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미술작품을 보며 울컥했다면,나는 책이나 영화에서나 봤던 작품들을 실물영접하는 것이 감격스러워서 울컥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폐장시간까지 거의 채우며 내셔널 갤러리 관람을 마치고 나니 초저녁이 되었다.끼니는 일단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차링크로스 역 근처에 있는 일식 패스트푸드 매장 itsu로 갔다. 데리야끼 치킨 덮밥과 미소된장국으로 저녁을 일단 해결하고...생각보다 밥량이 많아서 살짝 배가 불렀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노섬벌랜드 애비뉴..
해로즈 백화점 근처 나이트브리지 역에서 전철을 타고 내셔널 갤러리 방향으로 이동했다.런던에 도착한 이래 트라팔가 광장 앞을 종종 지나다녔지만 내셔널 갤러리를 본격적으로 들어가보는 것은 처음이다.하지만 오후 늦게 도착을 해서 폐장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오래 있을 수도 없다.그야말로 주어진 시간은 짧고 보고 싶은 것은 많은 안타까운 상황에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으니... 런던으로 오기 전에 여행준비를 하면서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미술관 별로 봐야 할 소장품들을 전시실 위치까지 명시해서 목록으로 정리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연동해서 보면 그만이다.코톨드 갤러리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작품을 보는데 시간도 많이 소요되지 않아 크게 필요하지 않았고,영국 박물관은 가이드 투어로 다녔기에 목록..
항공권을 발권하고 언제 런던을 가는건가 손꼽아 기다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기에 온지 7일째다.아마도 하루하루를 빡세게 다녔으면 분명히 하루는 몸살약을 먹고 숙소에서 두문불출 상태였을지도 모른다.이번 여행은 '무리하지 말고 산책하듯이 다니기. 아쉬우면 다시 오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다녔다.그랬기에 남은 일정도 큰 무리 없이 잘 소화했고, 특별히 아픈 곳도 없이 무사히 다녀온 것 같다.이제 연식이 있어 빡세게 여행을 다니는 것은 어렵다. 꽃할배들 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준해서 일정이나 동선을 잡아 다녀야 할 때다. 왜 갑자기 이렇게 글이 이어졌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런던에 온지 꽤 시간이 흘렀다.일어나자 마자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슬슬 고민을 한다. 이 고민은 식사를 하면서 계속 이어지다 끝날..
전편에 이어... 박물관을 나와 전철을 타러 홀본 역으로 이동...(British Museum이라고 쓰여 있음) 정차하는 역을 기준으로 운행노선을 표시했다. 영국 박물관에서 코벤트 가든까지는 걸어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지만 투어를 하느라 계속 걸어다녀 잠시라도 다리를 쉬게 할 생각으로 전철을 탔다.개찰구에 근처 라이쿰 극장에서 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 홍보물이 붙어 있다.심바 얼굴 문이 열렸다 닫혔다 분주히 움직인다.여기는 유동인구가 많은 코벤트 가든이니까... 코벤트 가든 마켓이 보인다. 옛날에는 청과물 시장이었고, 지금은 쇼핑몰들이 들어서있다. 코벤트 가든에도 이것이 있다.그 이름도 멋진 애플 스토어... 잠깐 들어가 구경할까 망설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코벤트 가든 마켓 앞에..
전편에 이어... 다시 나와 그레이트 코트 쪽으로 이동하면서 유리 천정을 촬영.삼각형으로 된 유리조각 하나하나 모양이 다 다르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관이 있는 레이몬드 앤 비벌리 새클러 윙으로 이동...나중에 런던의 다른 미술관에서도 새클러의 성이 들어간 갤러리들을 가게 된다.위키백과로 찾아보니 레이먼드 새클러는 미국의 외과의사내과의사이자 제약업자로 엄청난 갑부였고 부인인 비벌리와 함께 재단을 설립해서 사회사업도 했다.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도 이름을 딴 갤러리가 있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관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니네베에 있던 인류 최초의 도서관 소장품들.아시리아 관에서 봤던 사자사냥의 주인공이 바로 이 도서관을 만든 아슈르바니팔 왕이다.아슈르바니팔 왕은 용맹스러웠을 뿐 아니라 지적이기까지 한 군주..
전날 영국 박물관 투어에 관한 카톡을 받았다. 본래 지난 금요일에 런던 시내 투어를 예약했는데 여행사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고 비용은 환불처리 되었다.가만히 생각컨대 만일 이날 투어를 했다면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돌아다니다 드러누웠을지도 모르겠다.차라리 투어가 취소된 것이 신의 한수라면 한수다.그런데 시내 투어와 영국 박물관 투어를 같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서 두개 투어가 모두 취소된 것으로 착각했다.다시 조회해보니 시내 투어만 취소가 되고 영국 박물관 투어는 예약이 확정된 상태였다.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걸까...여행사에서 담당 가이드와 카톡 단체방까지 개설해서 일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깜박했을 수도 있다.이런데 어떻게 런던을 잘 누비고 다녔는지 미스테리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조식..
(전편에 이어...) 스타벅스에서 나와 피카딜리 방향으로 걷다 보니 포트넘 앤 메이슨이 보인다.여기는 꼭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므로 지나치지 말고 매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1층, 영국은 G층인 이곳은 주로 홍차와 티푸드들이 있다.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취급하는 유명한 홍차는 총망라되어 있다. 단 하나만 빼고...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판매하는 다기류.은은한 파란 배경이 꽤나 고급스러워 보인다. 마음 같아서는 사오고 싶었지만 이 또한 어떻게 들고 올까 싶어 구경만 했다.도자기 류를 사면 깨지지 않게 포장을 잘 해야 할텐데 등등의 생각으로 이래저래 골치가 아플 것 같았다.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 매장에도 이렇게 상품진열을 해서 친숙하다.주로 단일 품종 홍차들이 진열되어 있다. G층 ..
벌써 런던에 온지 5일이 되었다. 여기에 있을 날이 그만큼 짧아졌다는 생각과, 아직도 남아있는 날들이 많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시차적응도 완전히 됐으므로 지난 주보다는 조금 더 돌아다녀도 될 것 같다.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다닐 예정... 여기에 10박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생각보다 실했던 조식이었다.'누구네 농장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 과 같은 문구로 식재료의 출처를 한곳에 적어놔서 신뢰도도 높이고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을 강조했다.특히 팬케익과 스크램블 에그가 맛있어서 지금도 기억난다. 크로와상이나 뺑 오 쇼콜라도 프렌차이즈 빵집 맛이 아니어서 더욱 좋았다.필터 커피도 생각보다 맛이 있어서 종종 마셨다. 이래서 일일 일 몬머스 커피 계획이 실패한건가...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
시차적응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해롱해롱한 가운데 런던에 온지 4일째가 되었다. 늘 그렇듯이 영국식 아침식사로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어디를 갈지 잠시 고민하다 숙소에서 나와 밀레니엄 브릿지로 향했다. LSE Bankside House에서 서더크 역까지는 느릿느릿 걸어도 10분 정도 소요되고,역에서 전철을 타고 주요 관광지가 모여있는 피카딜리 라인으로 갈아타는 것보다코앞에 있는 테이트 모던을 지나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템즈강 북쪽이라 차라리 걷는게 더 낫지 싶어 서더크에 있는 동안 템즈강을 걸어서 건넜다. 그때 걸어다니며 봤던 템즈강 주변의 풍경은 아직도 아련하게 떠오른다. 오늘도 런던은 맑음.숙소에서 나와 동네 마실 가듯이 밀레니엄 브릿지를 슬슬 건넌다.테이트 모던과 세인트 폴 대성당을 이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