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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13) 6월 28일 케임브리지 당일치기 첫번째 - 출발 그리고 도착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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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13) 6월 28일 케임브리지 당일치기 첫번째 - 출발 그리고 도착

노란전차 2018. 12. 9. 23:13

알쓸신잡 시즌3에서 10살에서 12살 사이에 좋아했던 야구팀을 평생 좋아한다고 했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이에 해당사항은 없지만, 그 나이대에 좋아했던 것을 평생 좋아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멋모르고 봤던 런던 가이드북이 오랜 시간 후에 있을 런던 여행을 암시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 갈 곳도 순전히 어렸을 때 우연히 봤던 글 때문에 행선지로 당첨되었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엄마가 보시던 여성잡지를 우연히 보다 영국, 그것도 케임브리지에 관한 글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리고 두고두고 그곳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자리잡게 된다.


런던에 있은지 8일차, 이제 런던 도심을 벗어나 근교로 움직일 때가 되었지 싶어 

그리니치와 케임브리지를 놓고 잠시 고민을 하다 진짜 근교인 케임브리지를 가보기로 했다.

(그리니치는 런던 2존에 있어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영국식 아침식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서더크 역에서 주빌리 라인을 타고 그린파크 역에서 빅토리아 라인으로 환승해서 간 곳은 빅토리아 역이다.

역 부근에 있는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에서 케임브리지로 가는 고속버스를 탈 수 있다.

역에서 내려 걸어가던 중에 발견한 나무 조형물인데 이게 무얼까. 예뻐서 찍어봤다.

 



무심한 듯 피어있는 꽃들. 우리나라의 개망초가 떠오르는데 크기는 훨씬 크다.

아마도 마가렛이 아니었을까.




빅토리아 역을 지나가며 찍어봤다.

얼마전 유럽여행을 간다는 지인이 빅토리아 역 근처 숙소에 투숙한다며 에딘버러로 가는 공항을 어떻게 가야 할지 물어봤다.

나는 런던 시내에서만 맴돌던 사람이라 그런 것들을 알 리가 만무했고, 

구글지도를 열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개트윅 익스프레스 이용'이었다.

빅토리아 역에서 개트윅 공항으로 가는 직통열차가 수시로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빅토리아 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속버스 터미널 같은 곳인데, 여기서 런던 근교로 가는 내셔널 익스프레스 버스를 탈 수 있다.




가고 싶은 런던 근교 지역도 많았지만 런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결국은 한 곳만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원래 케임브리지에 투어가 있으면 마음 편히 투어만 쫓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우리나라 여행사에서는 케임브리지 투어를 많이 내놓지 않았다. 옥스포드 쪽이 더 수요가 많은 모양인지

아예 옥스포드와 코츠월드, 아울렛이 있다는 비스터 빌리지를 한데 묶어 가는 투어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오래전부터 가고 싶은 케임브리지가 계속 아른거렸을 뿐이고, 이에 표를 구매하기에 이른다.

자동 발권기에서 결제를 하고 표를 보니 돌아오는 차편에서 스탠스테드 공항을 경유하는 시간대를 예매한 것이다.

조금 이른 차편이라 좋다고 했더니 공항에서 한시간 대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옆의 창구에 가서 £5를 추가로 지불하고 돌아오는 차표를 교환했다.

창구 직원에게 원웨이 맞냐고 확인하기까지 하는 촌극을 벌이며...


그리고 교환하기 전 자동 발권기에서 낑낑대고 표를 구매하고 나니

웬 한국인 여행자 둘이서 옥스포드를 가려고 하는데 목적지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발권기를 보니 옥스포드도 정거장이 여러 곳이 있는데, 

시내와 가까운 정거장을 알았으면 알려줬겠지만 나도 모르다 보니 그렇게는 하지 못했다.




버스 승강장을 찾아 기다리고 있는데 웬 중후한 인도 여사님이 케임브리지 가는 버스 타는 곳이 맞냐고 물어본다.

그리고는 기사님에게 표를 확인받고 드디어 케임브리지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은 벨그라비아에 있는데 셜록을 너무 많이 본 나에게는 '벨그라비아 스캔들'만 생각났다.

버스로 지나가며 찍은 벨그라비아 동네 사진이다.




버스는 템즈 강가를 지나 도심을 벗어나는 코스인 것 같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이 건물은 바로 MI6가 아닌가, 007이 근무하는 그곳 말이다.

저 건물 안에서 M이 007을 마구 갈굴 것 같은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그나저나 본드25는 언제 개봉되는 것인가. 대니 보일이 감독에서 물러났으니 후임 감독이 메가폰을 잡겠지만.

다니엘 크레이그가 007로 다시 나올 것 같고, M은 물론 랄프 파인즈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MI6를 보며 속으로 '007이다!'를 외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다. 




국회의사당을 지나서...




화이트 홀로 가는 길도 살짝 보이고...



강 너머로 보이는 로열 페스티벌 홀도 지나고...




늘 코 앞에서만 보던 테이트 모던을 조금 멀리서 보니 그것 또한 새로운 느낌이다.




런던탑을 지나고...

그리고 희대의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가 활개를 쳤다는 화이트 채플이라는 동네도 지나니 슬슬 도심과 멀어지는 것이 실감났다.




저기 보이는 굴뚝 같은 것은 런던 올림픽 주경기장이고...




파란 벌판을 지나고...




계속 버스는 파란 벌판과 노란 밀밭을 지나갔다.

아마도 중간에 살짝 살짝 졸기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트럼핑턴이라는 곳에 잠시 정차했다 조금 더 가서 케임브리지 시내에 진입했다.

트럼핑턴에서 사람들이 내리려는 것을 보고 기사님이 여기 케임브리지 아니라고 안내방송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케임브리지로 진입했다. 

런던과는 사뭇 다른 조용한 근교의 모습이 느껴진다.






내셔널 익스프레스 버스가 정차하는 곳 앞으로 공원이 펼쳐져 있다.

여기를 잘 기억해둬야 하는 이유라면 런던으로 돌아가는 버스도 이곳에서 타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장 맞은편 쪽에 있던 집들.




정류장 옆에 있는 공원에는 동그란 정원에 꽃을 다양하게 심어놓았다.

여러 꽃들이 올망졸망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참 예뻤다.




일단 버스에서 내려 구글맵을 펼쳐들고 어디로 갈지 잠시 생각해봤다.

근처에 쇼핑몰이 있다고 하니 거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 싶어 그쪽 방향으로 위치를 잡고 걸었다.

그리고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에서 내게 케임브리지로 가는 버스가 맞냐고 물어봤던

중후한 인도 여사님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웬 서양 아저씨와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았다.

추측컨대 멋진 인도 여사님과 서양 아저씨는 케임브리지 대학 동기인 것 같고,

서양 아저씨는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인 것 같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처럼 서로 반가워하는 모습이 참 훈훈했다.




영국에서 찍은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면 문 옆에 장미덩굴이 예쁘길래 나도 한번 찍어볼까 했는데 결과물은 그닥이어서 슬픈 사진...

 



구글맵이 아니었으면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 불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알려주는대로 잘 따라다녔더니

가려고 했던 바로 그 쇼핑몰 그랜드 아케이드가 보인다.




그냥 보기에는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막상 들어서니 쇼핑몰은 생각보다 내부가 컸다.




일단 가까이 있는 코스타 커피에서 에그 마요 샌드위치와 과일, 아메리카노로 점심을 해결했다.

코스타 커피는 런던 곳곳에서 스타벅스보다 더 많이 봤는데 막상 케임브리지에서 첫 방문을 하게 된다.

코카콜라가 코스타 커피를 인수했다고 하는데 향후 우리나라에도 들어올지 좀 궁금해진다.

워낙 스타벅스가 강세인데다 블루보틀도 들어온다고 하고 우리나라 로스터리 카페들도 만만찮아서 커피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 같다.

나처럼 커피를 좋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야 다양한 커피를 마실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점심식사와 용무까지 모두 해결하고 쇼핑몰의 맞은편을 보니 칼리지 느낌의 건물이 보인다.

여기는 임마누엘 칼리지이고, 케임브리지는 도시 속에 크고 작은 칼리지들이 모여있다.

이 칼리지가 우리나라처럼 문과대학 이과대학과 같이 계열별로 분리된 것이 아니고

칼리지 내부에 다양한 계열별 학과가 있는 형태로 보인다.




쇼핑몰 왼쪽으로 있던 일방통행로.

여기는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간 곳이기도 하다.




임마누엘 칼리지를 지나며 봤던 건물들.

런던에서 로이즈나 바클레이즈 못지 않게 많이 봤던 냇웨스트 은행이 보인다.




런던에 있으면서 정작 심플리 푸드라고 이름 붙은 식료품점만 열심히 드나들었던 막스 앤 스펜서 매장이다.

당시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했던지라 매장 정면에 잉글랜드 대표팀의 사진이 붙어있다.

막스 앤 스펜서는 식료품 뿐 아니라 옷이나 생활용품으로도 유명하다던데 구경을 못한 것은 좀 아쉽다.

돌아보면 다 아쉬운 것들 투성이지만...




영국에서 유명한 대기업인 버진 그룹은 기차나 비행기 뿐 아니라 음반 등등 다양한 사업분야가 있다.

그런데 은행까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길을 지나가며 '버진 그룹이 은행업도 한단 말인가'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유통업을 하는 세인즈버리나 막스 앤 스펜서도 은행업을 하는데 버진이 못할 건 또 뭔가 싶기도 하다.

(세인즈버리와 막스 앤 스펜서 매장에는 자사 은행의 현금인출기도 있다.)


중세 느낌이 아직은 남아있는 건물들 사이를 타박타박 걸어가며 향하는 곳은 다음 포스팅에서...



*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  케임브리지 파크 사이드 정거장(City Centre)




* 그랜드 아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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