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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7) 6월 26일 영국 박물관(로제타 스톤, 람세스2세 석상, 아시리아관, 파르테논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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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7) 6월 26일 영국 박물관(로제타 스톤, 람세스2세 석상, 아시리아관, 파르테논관)

노란전차 2018. 8. 27. 23:03

전날 영국 박물관 투어에 관한 카톡을 받았다.


본래 지난 금요일에 런던 시내 투어를 예약했는데 여행사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고 비용은 환불처리 되었다.

가만히 생각컨대 만일 이날 투어를 했다면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돌아다니다 드러누웠을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투어가 취소된 것이 신의 한수라면 한수다.

그런데 시내 투어와 영국 박물관 투어를 같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서 두개 투어가 모두 취소된 것으로 착각했다.

다시 조회해보니 시내 투어만 취소가 되고 영국 박물관 투어는 예약이 확정된 상태였다.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걸까...

여행사에서 담당 가이드와 카톡 단체방까지 개설해서 일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깜박했을 수도 있다.

이런데 어떻게 런던을 잘 누비고 다녔는지 미스테리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조식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영국 박물관 주위를 홀본, 러셀 스퀘어, 토트넘 코트 로드의 3개 전철역이 지나간다. 

지도로 보기에는 러셀 스퀘어 역이 제일 가까운 것 같아 여기서 내려야지 했는데, 

바로 전 정거장인 홀본 역에 'British Museum'이라고도 표시되어 있길래 얼른 내렸다.. 


홀본 역에서 박물관 방향으로 구글맵이 알려주는대로 잘 걷다 정작 박물관 앞에서 살짝 헤맸지만 무리없이 잘 도착했다.

9시 40분까지 약속장소로 가야 하므로 조금 일찍 나왔지만, 출근시간이 물려 전철도 2대를 보내고서야 탈 수 있었다.

입장 전 짐검사도 잘 마치고, 옆에 있는 기부함에 나도 모르게 £5를 넣었다. 아마도 유용하게 잘 쓰겠지?




영국 박물관 전경. 세계 3대 박물관 중 한 곳을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그레이트 코트로 들어가기 전에 있던 계단.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그레이트 코트다. 

오른쪽에 있는 둥근 건물은 원래 영국도서관으로, 세인트 판크라스 역 옆으로 이전했다. 지금은 박물관 열람실로 쓰인다.

여러 건물들을 유리천정으로 연결했고 고풍스런 건물과 초현대식 구조물이 잘 어우러져 생경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기는 오디오 가이드 대여와 투어 미팅 장소가 있다.




2000년 밀레니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레이트 코트의 준공을 기념했다는 문구가 위에 새겨져 있다.

주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웬 아저씨가 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한다.

여러 컷을 열심히 정성스럽게 찍어주길래 고마워서 사진 찍어드릴까요 했더니

아주 쉬크하게 웃으며 '나는 여기 매일 와요' 한다. 이분 직원인가. 그런건가...




그레이트 코트 오른쪽에는 특별전 매표소가 있다. 

당시 로댕 특별전이 있었는데 상설 전시품만으로도 볼 것이 많아 특별전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일정이 더 길었으면 아마 갔을지도 모르겠다.




투어 가이드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는 그레이트 코트 왼쪽 사자상.

잠시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가이드 분과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같이 투어를 했던 분이 사자상 앞에서 사진도 찍어주시고 나도 찍어주는 사진 품앗이도 잠깐 했다.

가이드 분이 인원을 파악하고 수신기를 배포하고는 바로 투어 시작.




가장 처음 본 전시품은 고대 이집트 문명의 비밀을 연 열쇠가 된 그 이름도 유명한 로제타 스톤이다.

초입에 있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아 정면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현재 일부만 남아있는 비석에는 고대 이집트 신성문자와 일반 대중이 사용했던 문자, 그리스어가 새겨져 있다.

프랑스의 언어 천재 샹폴리옹이 신성문자를 해독함으로서 고대 이집트 문명의 연구에 진일보한 발전을 가져온다.




그리고 람세스 2세 석상으로 이동.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라오로 손꼽히는 군주이다.

석상에 새겨진 모습은 젊고 건장하고 유능한 파라오의 모습이다. 




람세스 2세 석상 뒤에는 이집트 신성문자가 새겨져 있다.

왕의 이름을 새긴 거라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아시리아관으로 갈 차례.

사람의 얼굴에 황소의 몸을 가진 라마수가 전시관 앞을 지키고 있다.

옛날 옛적에는 아시리아의 왕궁에서 액운이나 외적으로부터 수호하는 성스러운 동물이었으나,

지금은 서구 열강들의 약탈로 영국박물관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미국 등지에 있는 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다.

약탈도 약탈이지만 이런 거대한 조각상들을 어떻게 뜯어서 가져올 생각을 했을까.


이렇게 약탈된 문화재 반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가져간 문화재가 약탈된 근거를 대라고 역공을 하거나 묵묵부답한 현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유물들은 박물관 안에 있었기에 보존이 가능했다.

알다시피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지금 이란과 이라크 지역에서 발생한 문명이다.

아마도 보존되어 있었다면 IS가 파괴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라크에 보존되어 있던 라마수 한쌍이 파괴되었다.




라마수의 머리 부분은 완전히 조각되어 있고 다리와 몸통 부분은 부조로 새겨져 있다.

다리와 몸통 부분에 있던 쐐기문자들이 보인다.

이 문자들은 아직도 해독되지 않았다. 그리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한다.




설형문자 바로 아래에 있는 보드게임 판.

아마도 궁 앞을 지키는 병사들이 무료할 때 게임을 했던 곳 같다고 가이드가 말한다.


 


라마수는 한 쌍이 문의 양 옆을 지키고 있다.

왼쪽에 있던 라마수에 새겨진 부조인데 아마도 왕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라마수들은 사르곤 2세 때 코사바르드 궁에 있던 것들이다.


여행을 다녀오고 미술사에 관심이 생겨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를 읽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가이드 투어를 통해 몰랐던 것들을 새로이 알게 됐다면, 이 책들을 읽으면서 심도있는 보충설명을 듣는 것 같다.

게다가 내가 갔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봤된 작품들을 책에서 접했을 때의 기분이란...

지금도 포스팅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정확한 정보를 위해 책을 펼쳐들고 있다. 문제는 글로 잘 풀지 못한다는 사실...




이번에는 유명한 아슈르바니팔 왕의 사자 사냥 부조로 이동.

왕은 사자를 향해 활을 쏘고 신하들은 창으로 사자를 잡는다. 잔혹하기 그지없다.




사자 사냥은 왕의 위엄과 용맹을 보여주기 위한 의식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세밀한 부조 조각들이 당시 예술의 정교함을 나타내는 것 같다.




이건 카메라로 찍은 사진. 위에 사진들은 아이폰으로 찍어서 색감이 조금 다르다.

창에 찔리는 사자의 표정이 참 고통스럽다.




화살을 맞고 쓰러진 사자와 쓰러져 가는 사자들.




이제 영국박물관이 약탈문화재의 집합소라는 오명을 갖는데 일조한 파르테논 갤러리로 이동...




파르테논 갤러리는 말 그대로 파르테논 신전에 있는 조각품들을 통째로 떼어와서 컬렉션을 구성했다.

그 유명한 엘긴 마블, 또는 파르테논 마블이다.

19세기 초 그리스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 하에 있던 때, 

당시 투르크 주재 영국대사로 부임한 엘긴 경이 파르테논을 연구하며 약탈의 꿈(?)을 키우고 이에 성공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오스만 투르크 황실의 허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지배국의 입장이었던 것이고 그리스는 아직도 반환요청을 하고 있다.




그리스 시대 건축양식을 보면 삼각형으로 있는 페디먼트와 기둥 위에 얹어진 엔타블레이처, 

엔타블레이처 뒤쪽 기둥 위에 얹어진 프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위에 있는 기병대 부조와 지금 보이는 것은 아마도 프리즈 부분에 붙어있던 것 같다.

제우스와 헤라였던가...




이것도 프리즈.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나 여신에게 봉헌된 곳으로 아테나 여신에 관한 것들이 나온다.

아테나 여신의 연회 장면이었던 것 같다.




페디먼트 부분에 있던 조각상들. 어떻게 이걸 통째로 떼어 가져올 생각을 했을까...

왼쪽에 비스듬히 누운 남자가 디오니소스인지 헤라클레스인지 추정만 할 뿐이다.

훗날 기독교가 전파되며 우상숭배 금지의 여파가 조각상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오른쪽 조각상의 목이 죄다 없다.




페디먼트 뒷쪽 부분.




앞에서 말한 엔타블레이처에 있는 메토프라는 정사각형 부조.




파르테논 갤러리를 나와 가이드를 따라 이동하며 아멘호텝 3세 석상도 지나고...




로댕 특별전 홍보 차 있는 것 같은 '생각하는 사람'도 지나고...




네레이드 제전도 지났다.



영국박물관 포스팅을 어떻게 해야 내심 고민했다.

방대한 유물 중에서 핵심만 골라서 봤는데도 가이드 분의 해박한 설명으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제 와서 사진을 보니 아시리아 사자 사냥 부조나 파르테논 신전이나 이집트 벽화는 더 찍어올걸 하는 아쉬움도 있다.

가이드 투어에 주어진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다니며 본 것이 한정적이긴 하지만 

나중에라도 '내가 여기서 이걸 봤지' 하는 회상도 될 것 같아 최대한 공들여 포스팅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 말고 간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몇 개였더라? 죄다 공들여야 할 것 같은...


일단 다음 편에서 계속...




* 영국박물관 웹사이트 


http://www.britishmuseum.org/




*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 관련 참고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 -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2 - 그리스, 로마 문명과 미술,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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