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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4) 6월 24일 세인트 폴 대성당, 바비칸 센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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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4) 6월 24일 세인트 폴 대성당, 바비칸 센터

노란전차 2018. 8. 22. 15:10

시차적응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해롱해롱한 가운데 런던에 온지 4일째가 되었다.


늘 그렇듯이 영국식 아침식사로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어디를 갈지 잠시 고민하다 숙소에서 나와 밀레니엄 브릿지로 향했다.


LSE Bankside House에서 서더크 역까지는 느릿느릿 걸어도 10분 정도 소요되고,

역에서 전철을 타고 주요 관광지가 모여있는 피카딜리 라인으로 갈아타는 것보다

코앞에 있는 테이트 모던을 지나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템즈강 북쪽이라 

차라리 걷는게 더 낫지 싶어 서더크에 있는 동안 템즈강을 걸어서 건넜다.


그때 걸어다니며 봤던 템즈강 주변의 풍경은 아직도 아련하게 떠오른다.




오늘도 런던은 맑음.

숙소에서 나와 동네 마실 가듯이 밀레니엄 브릿지를 슬슬 건넌다.

테이트 모던과 세인트 폴 대성당을 이어주는 이 다리는 노먼 포스터 남작이 설계했다.

유명한 30 세인트 메리 액스(Gerkin), 런던 시청, 미국 애플 본사,

홍콩에 있는 HSBC 홍콩 본점, 첵랍콕 공항 등 모두 이분의 작품이다. 

런던의 지금 모습은 노먼 포스터의 하이테크 빌딩 작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이 보인다.

세인트 폴 대성당 앞에서 안내판을 왜 찍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요일이다.

일요일은 성당을 무료로 개방하는데, 대신 조건이 있다면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

주일 미사도 드려야 했던데다 성공회 예배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입장료를 내지 않고 구경도 할 수 있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딱히 망설일 것도 없이 성당으로 향했다.

유럽 전역이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인지라 곳곳에서 입장하기 전에 짐검사를 한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입구에서 보안요원에게 가방 내부를 보여주고 입장을 했다.




성당 내부는 촬영금지이므로 장엄한 내부는 눈으로만 담아두었다.


성당 내부에 초 봉헌을 하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 성당에는 보통 성모동산에 성모님상 주위로 있는데,

외국 성당은 성당 내부에 초 봉헌하는 곳을 마련해두었다.

30펜스를 내고 초에 불을 붙여 이런저런 기도와 함께 봉헌을 했다.

꽃보다 할배에서 박근형 할배가 성당을 갈적마다 봉헌을 했던 것이 참 인상깊었는데,

나도 드디어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초 봉헌을 해봤다는 사실에 괜히 뿌듯했다.


봉헌을 하고 예배에 참석하려고 자리를 찾던 중 관계자분이 예배를 볼거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소책자를 줬다.

이날은 세례자 요한 탄생 대축일 기념예배로 봉헌된다. 

게다가 전례곡은 모차르트의 C단조 대미사라니 그냥 지나쳤더라면 엄청나게 후회했을 것 같다.

멀리서 온 여행자를 세인트 폴이 환영하는 느낌이었다면 조금 오바겠지.


책자 속에는 예배 순서와 관련 성가가 수록되어 있다.

가톨릭 전례와 성공회 전례에서 큰 차이점을 찾지는 못했고, 굳이 찾는다고 하면 성가곡이 다르다는 정도다.

매 전례마다 모차르트의 C단조 대미사 곡이 그것도 관현악으로 연주되서 음악회에 와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성공회는 기혼남성과 여성도 사제가 될 수 있기에 여기서는 여성 사제가 집전하는 예배를 드렸다.

교회의 수장도 다르고 교리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같은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예배를 드리면서 그걸 염두에 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가톨릭처럼 성체를 모신다. 

성체를 분배하는 여성 사제 분이 낭랑한 목소리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물론 영어로) 말씀하시는 것과

낯선 땅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던 것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미사가 끝나고도 한동안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듣다 성당 내부를 좀 더 구경했다.

영국의 위대한 인물들을 추모하는 전시품들이 여럿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넬슨 제독, 화가 윌리엄 터너와

1차대전 때 전사한 무명용사까지 웅장한 성당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 직원의 퇴장 안내를 뒤로 한 채 밖으로 나왔다.




예배가 끝났지만 주변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지나다 보면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입구 계단에 잠깐 앉아 가벼운 주전부리를 먹으며 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여행 때 그랬던가 가물가물...




성당 앞에 있던 여왕님의 동상. 빅토리아 여왕인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앤 여왕이었다.

앤 여왕은 포트넘 앤 메이슨의 퀸 앤 홍차로 기억하지만 

찾아보니 이 여왕이 재임하던 시절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통합되었다고 한다. 

스튜어트 왕가의 마지막 왕으로, 이후 하노버 왕가가 왕실을 이어가게 된다.




성당 앞에 조용히 그러나 위엄있게 자리잡고 있는 앤 여왕 동상.




루드게이트 힐 정거장 근처까지 가야 찍을 수 있는 정면샷.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전소된 시가지의 재건을 크리스토퍼 렌이 맡게 되면서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처럼 돔형 천정이 있는 현재 모습을 갖게 되었다.

원래 도시 전체를 복구하려는 안이 있었으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교회 건물 50여채로 실제 구현이 되었다고 한다.

길을 따라 가면 플리츠 스트리트에 있는 세인트 브라이즈 교회도 렌이 설계했다.




이제 어디로 가볼까 잠시 고민하다 구글맵을 열어봤다.

오래전부터 런던에서 가고 싶은 곳들을 별표로 표시했는데 마침 근방에 있는 템플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다빈치 코드 소설에 나온 곳이어서 웬지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다음 행선지는 템플 교회로 결정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구글맵이 알려준대로 잘 걸어가다 템플 교회 근방 골목으로 진입 성공.

옛날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런던의 골목마저 멋지게 느껴진다.




골목을 빠져 나오면 보이는 곳들. 

이 근방에 분명히 템플 교회가 있다고 하는데 초행길의 한계 때문인지 찾지 못했다.

지도로 위치를 잡아봐도 정확하게 찾기가 어려웠고, 주변을 뱅뱅 돌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여행기를 포스팅하며 구글맵을 다시 펼쳐 보니 왼쪽 건물에 있는 사이길로 가면 나오는 것이었다.

다음에 가게 되면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갈 수 있을까?











템플 교회 찾기에 실패하고 주변을 맴돌다 여기저기서 찍은 사진들.

정원에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던데다 장미가 곳곳에 만발해 있어 참 예뻤다.

다음에 파리에서도 정원을 지나게 되지만 영국식 정원이 더 자연스럽고 마음에 들었다.




일단 다른 곳으로 가려고 템플 쪽을 벗어나니 템즈강이 보인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길을 걷다 발견한 멋진 건물, 찾아보니 Two Temple Place라고 빅토리아 시대 때 지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으로 쓰는 것 같았다.




스트랜드 쪽으로 나와 테스코에서 포장된 망고 하나를 사들고 먹으며 슬슬 걸었다.

영국은 이런 포장과일이 많아서 과자 대신 부담없이 사먹기에 좋았다.

우리나라도 점점 포장과일 종류가 늘어나지만 아직은 백화점 식품관 한정같다.




또다른 공유자전거 발견.

숙소 주변에는 빨간 산탄데르 사이클이 많이 보이더니 여기는 다른 업체 자전거가 있다.

노란 몸체가 눈에 확 띄여 예쁘다.




슬슬 걷다 보니 또 차링 크로스 역 근처까지 왔다.

런던의 광화문 느낌이 나는 이 동네가 가끔 생각난다.








트라팔가 광장 주변과 변함없이 트라팔가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 넬슨 제독 동상 모습.




근처 쁘레따 망제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꿀이 들어간 요거트 그래놀라는 홍콩 쁘레따 망제에서도 먹었던 기억이 난다.




트라팔가 광장 맞은편으로 보이는 애드미럴티 아치의 문을 지나면 더 몰이 나오고,

길 따라 쭉 걸어가면 그린파크와 버킹엄 궁이 보인다.






노섬벌랜드 애비뉴 쪽으로 걷다 우리나라 작가의 이름인 것 같아 건물을 보니 주영 한국문화원이 있었다.

남의 나라에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것들을 보면 은근히 반갑기도 하다.

개장 준비를 하려는지 셔터 문을 열고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화이트홀 근처를 슬슬 걷다가 웬 멋진 건물이 보여서 찍어보기도 하고...




다시 돌고 돌아 차링 크로스역 근처까지 왔다.

다음 일정을 준비하려면 숙소에 들러야 하므로 일단 세인트 폴 방향 버스를 탔다.




세인트 폴 대성당 정거장에 내려 밀레니엄 브릿지 방향으로 가다

어떤 건물에 붙어있는 표식을 발견했는데, 런던 대화재 때 손실된 수많은 건물 중 하나인 것 같다. 

게다가 별도로 명시한 것을 보니 당시 중요 관청이 아니었을까 혼자 생각해봤다.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면서 늘 봤던 풍경들.




밀레니엄 브릿지를 오가는 사람들.

다리 자체에 계단이 없이 완만한 경사로로 만들어졌다.


숙소로 돌아가 모바일 메신저로 우리나라 지인들과 이야기도 하고 한동안 멍때리며 쉬기도 했다. 

혼자만의 여행의 좋은 점이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숙소 침대에 누워 테이트 모던이 보이는 창밖을 바라보기도 했고 또 다른 음악회에 갈 준비를 했다.


서더크역에서 오이스터 카드를 충전하려고 발권기 앞에 섰는데, 온갖 버벅거림과 삽질을 했다.

평소에 소액충전은 무리없이 잘 했던 것 같은데 7일 트래블 카드 정기권을 충전하면서 그랬던 것 같다.

뒤에 사람들은 줄을 서있는데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없어 다음 사람에게 양보하고 나중에 하려고 했더니, 친절한 다음 분이 충전하는 것을 도와주셨다. 

아마도 현지인은 아니고 일가족이 여행을 온 것으로 보였다.

여행지에서 생각지도 않게 돌발상황이 벌어질때 마다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어 여행이 더 기억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서더크 역에서 오이스터 카드를 충전하고 근처 버스 정거장으로 나왔다.

바비칸 센터 까지 가려면 전철은 갈아타야 하고, 버스는 한번에 갈 수 있다.

구글맵으로 정거장까지 다 알려주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버스가 최고의 선택지다.

근처까지 가는 388번 버스를 타고 2층 맨 앞자리에서 탁트인 시야로 경치를 구경하며 갔다.






블랙 프레어스 다리 옆으로 세인트 폴이 보인다.




블랙 프레어스 다리를 지나 세인트 폴 대성당 쪽으로 왔다.

찍다 보니 첨탑이 잘려 아주 아쉬운 사진이 되어버렸지만...

바비칸 센터는 세인트 폴 성당 뒷쪽에 있어서 버스 노선도 여기를 지난다.

그리고 바비칸 센터 방향으로 가는 길에 세인트 바르톨로뮤스 병원을 스치듯이 지난다.

BBC 드라마 '셜록'을 본 사람들은 대번에 알아차릴테지만 시즌 1의 1회에서 셜록과 왓슨이 처음 대면하는 곳이고,

시즌 2의 3회에서 셜록이 병원 옥상에서 스스로 뛰어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병원 건물을 보고 나도 모르게 '어... 저거 셜록!'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바비칸 센터로 가려면 런던 박물관 정거장에 내려서 5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정거장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것이 이 런던 성벽이다.

고대 로마의 지배를 받았을 때 런던의 경계를 성벽으로 둘렀는데, 런던이라는 지명도 고대 로마 시절 론디니움에서 유래했던 말이라고 한다.

1800여년 전 유적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보존하는 것은 좀 부럽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옛날 같았으면 개발논리에 밀려 허물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런던 성벽을 지나 구원과도 같은 구글맵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바비칸 센터 입구가 나왔다.

가운데는 인공 연못이 있고 주변은 여러 건물들이 모여 있다.

바비칸 센터로 들어가려면 별도로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 구름다리를 거쳐 가야 한다.

육교 주변으로 보였던 건물이 보인다. 아파트, 학교...




연못 주위로 벤치가 있어 휴식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바비칸 센터에는 콘서트홀 뿐 아니라 극장, 미술관, 도서관, 학교들도 있다.

여기는 Guildhall Music & Drama School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단지 내 있는 아파트.

주거와 문화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어서 아파트 거주민들이 내심 부러워졌다.




야외 테라스가 참 멋지다.






드디어 바비칸 센터 입구에 들어섰다.

입구 쪽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부군 에딘버러 공의 기념 현판이 있다.

1972년 은혼식을 기념하여 바비칸 센터가 준공되었나보다.

46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기에는 꽤 모던한 느낌이 든다.

처음에 지어졌을 때는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는데 고색창연한 빅토리아나 조지언 양식의 건물에 비하면 생경하게 느껴졌을 것 같기도 하다.




음악회가 있는 바비칸 홀로 가는 방향에 있던 조각상.




바비칸 홀에 들어서자 마자 매표소에서 표를 받아 들고 한장 찰칵.

이번에 감상하는 공연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런던에 오기 전에 음악회 예매를 하려고 여러 콘서트홀 사이트를 폭풍검색했다.

전날 갔던 위그모어 홀의 The Sixteen 공연을 예매하고 나니 다른 공연도 보고 싶어져서 여러 곳을 보던 중,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하는 바로크 음악 공연과 바비칸 센터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끌렸다.

이미 위그모어 홀에서 바로크 음악 연주회를 가는 것이어서 또 같은 시대의 음악을 듣기도 그랬고

런던에 왔는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은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게다가 예매하려는 날짜에는 영국에서 떠오르는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데티가 협연한다.

잠깐 고민하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결정하고 예매했다.




연주홀로 들어가기 전에 하는 짐검사도 무사히 마치고 자리를 찾아 들어왔다.

우리나라는 공연장 층수로 표시가 되는 반면, 영국은 1층은 Stall, 2층은 Circle로 표시된다.

내가 예매한 자리는 Circle에 있는 왼쪽 사이드 자리였다.

예매 당시 좌석이 많이 예약된 상태여서 잔여좌석 중에 고르다 보니 이 자리가 제일 나아 보여 예약했다.


클래식 음악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아마도 몇백년 동안 이어져 온 장르라 시대별, 음악가별, 악보 판본 별로 다양한데다 

연주자들의 해석도 다양해서 무궁무진하다 보니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몰라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로 즐겨듣는 음악이 고음악 쪽이다 보니 다른 시대 음악들을 잘 듣지 않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현대음악에는 굉장히 취약한 편인데, 이번에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들을 곡은 쇼스타코비치 작품들이었다.

아는만큼 들린다고 모르고 갔을 때와 미리 듣고 갔을 때의 느낌은 천지차이다보니 애플뮤직으로 미리 들어봤다.

쇼스타코비치 곡은 재즈 왈츠만 아는데 이번 기회에 잘 들어보자는 생각도 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사이먼 래틀로 바뀌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번 공연의 지휘자는 지안드레아 노세다였다.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음반에서 협연했던 지휘자여서 이름은 알고 있었고, 래틀이 정식으로 오기 전까지 객원지휘자로 있는 것 같았다.

(며칠 전에 BBC 프롬스에서 조성진과 노세다가 쇼팽 피아노 협주곡으로 다시 만났다. 저걸 봤어야 했는데...)

요즘 음악에 비해 소리가 작지만 명료하고 깔끔한 고음악을 즐겨 듣다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접하니 느낌이 꽤 달랐다. 

아담한 정원을 보다 광활한 벌판으로 들어선 느낌이라면 맞을까.

클알못이지만 노세다는 곡을 과감하게 풀어나가는 것 같았고, 협연했던 니콜라 베네데티도 열정적으로 연주해서 엄청나게 반응이 좋았다.

관객들도 안다박수 하나 없이 점잖았다. 옆에 앉아 있던 영국 아저씨는 박자를 맞추며 듣는 것이 마니아 수준 같았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시차적응이 해소되었다! 이번 공연은 맑은 정신으로 말짱하게 감상했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던 길.

연주회장에서 구름다리로 연결되는 출구 쪽을 지나는데 웬 어르신이 오시길래 문을 잠시 잡고 있었다.

아주 따뜻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나도 괜히 뿌듯했다.


연못에도 노을이 비쳐 바비칸 센터의 해질녁을 더 멋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내가 만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지 않았더라면 바비칸 센터를 올 수 있었을까?

고색창연한 옛 건물들을 보다 현대식 건물들을 보니 그것 또한 런던의 매력 같기도 하다.




버스 정거장으로 가는 길에 아쉬워 한장 찍은 사진. 여기에 런던 박물관이 있다.

도착해서 처음 맞닥뜨린 런던 성벽 근처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똑같이 388번 버스를 타고 서더크 역 근처에 내려,

숙소 주변 Co-op 수퍼마켓에서 과일을 하나 사서 간단히 야식을 먹고는 하루 일정을 끝냈다.

바비칸 센터에서 산 무려 £2 짜리 생수와 함께... 

술은 금지이므로 수퍼마켓에서 구경만 했다.



벌써 런던에 온지 4일이 지나 5일을 향해 가고 있다니 시간은 참 잘도 흘러간다.




* 세인트 폴 대성당




* 템플 교회(찾기에 실패...)




* 바비칸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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