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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9) 6월 26일 코벤트 가든, 웨스트민스터 사원, 국회의사당, 화이트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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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9) 6월 26일 코벤트 가든, 웨스트민스터 사원, 국회의사당, 화이트홀

노란전차 2018. 8. 31. 14:29

전편에 이어...



박물관을 나와 전철을 타러 홀본 역으로 이동...

(British Museum이라고 쓰여 있음)




정차하는 역을 기준으로 운행노선을 표시했다.




영국 박물관에서 코벤트 가든까지는 걸어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지만 

투어를 하느라 계속 걸어다녀 잠시라도 다리를 쉬게 할 생각으로 전철을 탔다.

개찰구에 근처 라이쿰 극장에서 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 홍보물이 붙어 있다.

심바 얼굴 문이 열렸다 닫혔다 분주히 움직인다.

여기는 유동인구가 많은 코벤트 가든이니까...




코벤트 가든 마켓이 보인다. 

옛날에는 청과물 시장이었고, 지금은 쇼핑몰들이 들어서있다.




코벤트 가든에도 이것이 있다.

그 이름도 멋진 애플 스토어...




잠깐 들어가 구경할까 망설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코벤트 가든 마켓 앞에 있던 꽃수레가 참 예쁘다.

지붕을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상점과 음식점들이 들어서있다.




일단 자리를 잡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세인트 폴 교회라고 한다.

세인트 폴 대성당을 설계한 크리스토퍼 렌의 작품이라는데, 아는만큼 보인다고 몰라서 제대로 못봤던 건물이다.

여기는 Church고 테이트 모던 맞은 편에 있는 것은 Cathedral이다.

혼동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




오른쪽으로 보이는 상점들. 여기도 개미지옥이다.

옥스포드 서커스, 피카딜리 서커스와 더불어 온갖 지름신들이 유혹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박물관이나 미술관, 콘서트홀 등의 기념품 샵도 추가...




영국에서 먹는 쉑쉑버거는 맛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고, 근처에서 아는 곳이 보여 반갑기도 해서 점심식사로 낙점.

우리나라에서는 스프라이트나 콜라에 먹었지만 박물관을 열심히 걸어다녀서 

칼로리와 당 보충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만들어 쉐이크를 주문했다.

맛은 우리나라 쉑쉑버거와 큰 차이는 없었고 쉐이크는 맛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햄버거에 쉐이크 조합이 대세인가?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먹었던 파이어벨 버거에도 음료에 쉐이크가 있었다.




매장 앞에서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들. 여기도 사람이 은근히 많았다.

지하에서 클래식 음악인들이 거리공연을 했다. 귀에 익숙한 곡들이 흘러나와 괜히 반가웠다.

연주가 끝날때마다 지상 지하에 있던 사람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서 연주인들도 즐거워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는 없지' 하며 들어간 위타드 티숍.

온갖 종류의 차들에 지름신이 빙의되어 '어서 많이 질러라' 하며 손짓하는 것 같았다.

지하 매장으로 내려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시음용으로 티팟에 담겨있던 차를 마셨다.

그중에서 Covent Garden Blend가 맛이 좋기도 했고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상징성까지 있는지라 결국 질렀다.

이제 홍차 지름에 발동이 걸린 순간이다...

매장 직원 말이 아이스 티로 마시면 더 좋다고 꿀팁을 알려주며 계산할 때는 레몬 생강차 샘플도 줬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 생전 가장 아름다운 매장이라고 격찬했던 애플 스토어 코벤트 가든을 잠시 구경했다.

너무나 친절한 지니어스들이 영어로 말을 걸면 버벅거리기만 할까봐 쫄보가 되었다.

홍콩, 마카오 모두 현대식 건물에 들어서 있는데 반해 여기는 옛날 건물에 그대로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애플의 특징은 옛스런 건물 곳곳에 잘 녹아 있었다.




이래저래 쇼핑한 것들을 숙소에 잠깐 들러 놓고 웨스트민스터 쪽으로 이동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윈스턴 처칠의 동상이 보인다.

런던 올림픽 개막식 때 여왕과 007이 탑승한 헬기를 향해 처칠 동상이 지팡이를 들어 엷은 미소로 배웅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왜 처칠이 나왔을까 생각해보니 여왕이 즉위했을 당시 첫 총리였고,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기도 해서 그렇지 싶다.

그러나 웃는 표정은 CG였을 뿐이고 실제로 보니 눈을 부릅뜨고 고집스럽게 앙다문 입에 강건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런 강인한 의지가 있었기에 2차대전 때 전시내각에서 총리자리를 수행할 수 있었겠다 싶었다.




처칠 동상 맞은편 웨스트민스터 역 출구.

여기를 생각하면 늘 가슴이 콩당콩당 뛰는데 다름 아닌 여기가 007 스카이폴 촬영지다.

제임스 본드가 MI6 관련 청문회에 악당 실바가 잠입하는 것을 알고 역에서 화이트홀 청문회장까지 미친듯이 뛰어가던 장면이 생각났다.

청문회장에서 자신의 조직이 존폐위기에 몰린 M이 테니슨의 시를 인용하며 

존치를 호소했던 장면에서는 이게 정말 오락 첩보영화 맞나 싶었다.

스카이폴을 너무 열심히 봤는지 역 출구 주변에서 007이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다...




드디어 국회의사당을 보게 되었는데 빅벤 공사가 웬말이냐...

2020년에 공사가 끝난다고 하니, 이후에 꼭 다시 방문할 명분이 생겼다.

런던에 생각보다 짧게 있었던 게 아닌데 그래도 다시 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물론 '네'다.

런던에서 못다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 다시 가고 싶다.

아마 그때 못다한 것들을 다시 와서 하리라는 다짐...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가는 방향...




1차대전 당시 총리였던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동상.

재임 중에 영국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마련했고 여성 참정권이 허용되었다.

자유당에서 배출한 마지막 총리라고 한다.




걸어서 간 곳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물러나고 또 물러나고 계속 물러나서 전체 샷을 찍었다.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나 결혼식, 장례식을 여기서 치룬다.

왕 뿐 아니라 영국의 주요인물들의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해가 여기에 모셔졌다.


그리고 근처에 같은 웨스트민스터 이름을 가진 성당이 있다.

헷갈려서 사원이 아닌 성당으로 갔다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관람시간 안내다. 최소 오후 3시까지는 입장해야 하는구나...

이미 갔을 때는 저녁이어서 입장이 되지 않는다.




갔던 당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공연 안내가 있었다.

알았으면 예약해서 공연도 감상하고 사원 내부도 볼 수 있었을텐데 꽤나 아쉬웠다.




파사드에 사람들을 새긴 조각상들이 있다.

이분들은 누구실까...




여기까지 왔으니 이리저리 찍어보기도 하고...




사원 근처에 있던 건물인데 무슨 회사 건물이었던 것 같다.




여기는 세인트 마가렛 교회.




보이는 건물 사잇길로 화이트홀을 간다.




공사중이어서 가림막에 철저히 가리워져 있는 빅벤.

공사가 끝나면 빅벤을 보러 다시 가야겠다.




사진에서도 많이 봤지만 이번에 직접 본 영국 국회의사당.

최근에 휴 그랜트가 나온 영드 'A Very English Scandal'을 봤다.

총리까지 될뻔했던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 옛 동성 연인을 

살인하려고 사주했던 사건으로 인해 정계를 은퇴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휴 그랜트가 살인을 사주했던 자유당 하원의원 제레미 소프 역으로 나온다.

그래서 국회의사당으로 출근하는 장면들도 여럿 나오는데 이제 와서 보니 휴 그랜트가 뜬금없이 생각난다.




우뚝 솟아있는 탑은 빅토리아 타워.




국회의사당 건물 중 일부. 뾰족하게 솟은 첨탑들이 많다.




지금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할아버지인 조지 5세 동상.

조지 5세의 할머니는 빅토리아 여왕이다.




걸어가다 발견한 건물. 구글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데 개인 주택 아닐까...




의사당 앞에서 뒷쪽 맞은편 길도 찍어보고...

이 길로 쭉 가면 테이트 브리튼이 나온다. 그때는 몰랐다.




국회의사당 들어가는 길.




영국 최초로 공화정을 선포했던 올리버 크롬웰의 동상이다.

'런던 미술관 산책'이라는 책에서 '영국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는데 맞네. 맞아.

영국이 공화정으로 바뀔 날이 올까? 내 생각으로는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또 다른 웨스트민스터 역 출구.

007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가 청문회장에 잠입하려는 실바를 추격하려고 이 방향 출구에서 나와 미친듯이 질주를 했다.

그 장면만 다시 보며 '저기 내가 걸어간 길이 맞네. 맞아' 하며 혼자 감격했다.




제임스 본드가 실바를 뒤쫓아 질주하던 길을 나는 유유자적 걷는다.

나중에 007 스카이폴 영상을 다시 보니 내가 지났던 길이 맞다.

여기는 화이트홀 쪽 캐비넷 하우스(Cabinet House)다.




캐비넷 하우스 지나감...




구글지도에서 Old War Office Building이라고 표기된 건물.

아마도 2차대전 때 전시내각이 있던 건물이었던 것 같다.




여기는 영국 기마병들이 있다는 호스 가드(Horse Guards).




여기는 청교도 혁명 때 찰스 1세가 처형되었다는 뱅퀴팅 하우스다.

루벤스의 천정화가 유명하다던데 그냥 지나감 ㅠㅠ




생각보다 길지 않은 화이트홀 쪽을 걷다 보니 애드미럴티 아치가 

'어서 와, 이렇게 가까이 구경하는 건 처음이지?' 하며 맞아준다.

저 문을 관통해서 직진순재 할배처럼 열심히 직진하면 버킹엄 궁전이 나온다.




애드미럴티 아치가 보인다는 것은 트라팔가 광장이 지근거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냥 슬슬 지나가기만 해도 좋았던, 그래서 광화문 같던 트라팔가 광장 앞에 왔다.

내셔널 갤러리 앞에 왜 이리 사람이 많은가 했더니 친구가 말했던게 생각났다.

런던에 간다고 했을 때, 영국 덕후 친구가 타임라인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트윗 계정에서 봤다며 

로열 오페라 하우스 공연을 트라팔가 광장에서 상영한다고 시간 되면 가서 보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생각해보니 바로 그거였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상영 중이었다.




넬슨 제독 동상 아래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상영 중이었다.

도착했을 때 아리아 '그대의 찬 손'이 끝나고 이어 '내 이름은 미미'가 나오고 있었다.

남의 나라에서 이렇게 오페라 공연을 스크린으로 보는 것도 참 좋은 추억 아닌가.




'내 이름은 미미' 계속 열창 중.

우리나라에 와서 라보엠의 두 아리아를 듣는데 파란 하늘이 깔린 저녁에 트라팔가 광장에서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이 정보를 알려준 친구에게 인증샷을 보내며 '여기 와 있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전막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일교차가 심해서 저녁만 되어도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바람막이도 없이 얇은 가디건 차림이어서 감기에 걸릴까봐 조금만 보다 숙소로 들어갔다.




차링 크로스 역 정거장에서 2층버스를 타고 세인트 폴까지 와서 템즈강을 건너는 중...

세인트 폴 방향은 처음 찍어보는 것 같다.




더 샤드 옆에 달이 떴다.


숙소로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또 이렇게 여행 6일째를 보냈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런던 올림픽 개막식과 '007 스카이폴'을 다시 봤다.

내가 지나갔던 길이 나올 때마다 좋아서 혼자 감동의 도가니탕을 마구 끓였다.

아마도 이런 기분 때문에 여행을 하는게 아닐까 싶다.


내일은 미술관과 박물관에 올인하는 날...



* 코벤트 가든




* 쉑쉑버거 코벤트 가든




* 웨스트민스터 사원, 국회의사당




* 화이트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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