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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12) 6월 27일 빅토리아 임뱅크먼트, 웨스트민스터 브릿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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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12) 6월 27일 빅토리아 임뱅크먼트, 웨스트민스터 브릿지

노란전차 2018. 11. 6. 18:22

알쓸신잡 피렌체 편에서 김진애 박사가 미켈란젤로의 방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인상적였다.

'미 선생님'이라는 경칭까지 붙여가며 울컥해하는 모습이 참 와닿았는데,

나도 작품들을 보며 속으로 환호하고 한편으로는 울컥한 기분도 들었다.

김진애 박사님이 미 선생님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미술작품을 보며 울컥했다면,

나는 책이나 영화에서나 봤던 작품들을 실물영접하는 것이 감격스러워서 울컥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폐장시간까지 거의 채우며 내셔널 갤러리 관람을 마치고 나니 초저녁이 되었다.

끼니는 일단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차링크로스 역 근처에 있는 일식 패스트푸드 매장 itsu로 갔다.

 



 데리야끼 치킨 덮밥과 미소된장국으로 저녁을 일단 해결하고...

생각보다 밥량이 많아서 살짝 배가 불렀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노섬벌랜드 애비뉴 쪽으로 쭉 걸으면 빅토리아 임뱅크먼트라고 템즈강 쪽을 끼고 있는 화이트홀 뒷쪽의 길이 나온다.

여기를 쭉 걸어서 웨스트민스터 브릿지에서 국회의사당 풍경을 보고 싶어졌다.

슬슬 걸으며 화이트홀 공원을 지나니 건물의 뒷쪽 같은 곳이 보이길래 지도로 찾아보니 여기가 영국 국방부였다.

주변으로 각국에 참전했던 영국군을 추모하는 기념비들이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인도 무슨 전쟁 등등...


왠지 모르게 영국 국방부 하니까 셜록의 마이크로프트나 007의 M이 지나가거나 

잠시 벤치에서 멍때리며 쉬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를 열심히 보면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그리고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도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영국군이 가장 많이 파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영국군 참전 기념비가 있어 해마다 파병되었던 장병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행사를 한다고 뉴스에서 가끔 본 기억이 난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잠시 묵념을 하고 지나갔다.




셜록을 본 사람들이라면 대번에 알아차릴 런던 경찰청이다.

옛날에 셜록 홈즈 소설에서는 런던 경시청이라고 번역되었던 바로 그곳으로 

원래 Great Scttland Yard Street에 있어서 스코틀랜드 야드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물론 이 건물을 보고도 속으로 '헉 이건 런던 경찰청이야!' 하며 흥분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면 셜록의 레스트라드 경감이 빡친 표정으로 뛰어나오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정말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잠깐 멍때리고 서있었지만 역시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맞은편에 있는 런던 아이. 여기는 늘 지나가며 보기만 하고 정작 타보지는 못했다.

햇볕이 워낙 뜨거워서 저걸 탔으면 통유리 속에서 햇살을 고스란히 맞을뻔...




슬슬 걸어 웨스트민스터 브릿지로 진입...

좌 화이트홀 우 런던 아이 풍경이 되겠다.

런던 아이는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한시적으로 만들었는데 반응이 워낙 좋아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그리니치 쪽에 있는 밀레니엄 돔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인기가 별로 없어 애물단지 신세가 되었다고 본 기억이 난다.

 



템즈강을 지나는 유람선들.

한강 못지 않게 템즈강에도 유람선이 많이 다닌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면 국회의사당의 전경을 볼 수 있다.

곳곳이 공사중이지만 언젠가 다시 가게 되면 공사막이 다 걷혀진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 믿어본다.

빅벤은 시계 부분만 볼 수 있어 굉장히 안타까웠다.

2020년 이후에나 공사가 끝난다니 그때 다시 가서 빅벤을 꼭 보고야 말리라 다짐했다.


강 건너 국회의사당 맞은 편에는 세인트 토마스 병원이 있다.

나이팅게일 박물관도 있는데, 이곳에 처음으로 간호학교를 개설해서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가서 잠깐 구경할까 망설이다 박물관 개방시간이 다 끝났을 것 같아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 쪽으로 보이던 풍경.

원래 저 방향으로 걸어가다 길을 건너 맞은편에서 국회의사당을 봤다.

저기에 야바위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런데 넘어가면 안돼 하며 꿋꿋이 걸어갔다.




시계만 빼꼼 보이는 아무리 봐도 아쉬운 빅벤의 모습.

언젠가는 다시 가서 봐야지. 꼭. 반드시.




전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서더크 역으로 이동...

서더트 역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플랫인데, 이 동네에는 플랫들이 은근히 많았다.

플랫 앞으로 기사 연봉이 1억대고 런던의 모든 골목을 다 외어서 시험을 봐야 하므로 

기사가 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는 런던의 블랙캡이 지나간다.




숙소 방향으로 가는 방향에 있던 굴다리.

서더크 역에서 테이트 모던을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왼쪽 건널목을 건너 주황색 가로등만 따라가면 된다.

길마다 있는 주황색 가로등에 테이트 모던 방향이라고 써놓았기 때문이다.




굴다리를 지나면 바로 수퍼마켓들이 보인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세인즈버리, 맞은편으로는 테스코가 있다.

아마도 둘중 한 곳을 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잡지코너가 생각보다 크게 있었다.

해리 왕자가 결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잡지에 해리 왕자의 부인인 매건 마클이 잡지 표지에 단골로 등장했다.




수퍼마켓에서 과일을 사들고 숙소 쪽으로 걸어가던 도중에 찍은 사진.

굴다리를 지나 대로변으로 고층건물들이 여럿 나온다.

아마도 사무실 밀집지역이 아닐까 싶다.




이 건널목을 건너 쭉 걷다 오른쪽 모퉁이로 향하면 테이트 모던이 나온다.

영국 신호등은 신기한 것이 녹색버튼을 누르면 보행자 신호로 금방 바뀐다.

빨간불이라고 하염없이 기다리지 말고 지나다니는 차가 적으면 녹색버튼을 눌러서 건너야 한다.




길을 건너 숙소 근처까지 왔다.

테이트 모던 옆으로 최근에 지어진 것 같은 고층건물 몇개동이 들어서있다.

왼쪽 건물에는 스타벅스가 있었는데 오후 8시만 되면 칼같이 문을 닫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해가 길어서 8시라도 밝은데 게다가 문을 닫다니 우리나라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숙소로 들어서면서 한장 찰칵.

정면으로 보이는 쪽 5층 어딘가에 내가 머물렀던 방이 있다.

테이트 모던이 바로 보여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테이트 모던의 굴뚝과 함께 했다.




이제 방으로 들어와서 정리하고 세인즈버리 혹은 테스코에서 사온 과일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제 런던에 온지 7일째, 4일 뒤면 파리로 떠난다.

그리고 다다음날이면 숙소를 옮기다 보니 왠지 모르게 런던에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내일은 런던을 벗어나 근교로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실질적으로 평일에 복잡하지 않게 하루를 온전히 쓰려면 이날이 최선이다.

어디를 가게 될지 대충 윤곽이 잡힌다. 어디인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 영국 국방부




* 런던 경찰청, 웨스트민스터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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