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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14) 6월 28일 케임브리지 당일치기 두번째 - 세인트 존스 칼리지(St.John's Colleg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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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14) 6월 28일 케임브리지 당일치기 두번째 - 세인트 존스 칼리지(St.John's College)

노란전차 2018. 12. 22. 16:05

지난 포스팅에 이어...


아직도 중세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향한 곳은 바로 세인트 존스 칼리지(St.John's College)였다.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있기에 망설일 것도 없이 구글맵의 목적지를 이곳에 맞춰 걸었다.




막스 앤 스펜서와 골목길을 지나니 칼리지 느낌이 물씬 나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왼쪽 울타리에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각종 광고나 공고 벽보들이 줄지어 붙어있다.




그리고 여기는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입구다.

정면으로 이 칼리지의 이름이기도 한 성 요한의 조각상이 보인다.

여기서 성 요한은 사도 요한을 말하는데, 사도 요한의 상징인 독수리가 조각상에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사도 요한 상 아래에는 설립자인 레이디 마가렛 보퍼트 가문의 문장이 있다.

그런데 입장을 하려고 보니 No Entry였다. 이를 어쩔까나.

그런데 문 앞에는 사람들이 있고 왠지 이상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정녕 못 들어가는 걸까 혼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




잠시 길에서 고민을 하다 칼리지 정문에 들어가서 입장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No Entry라면서 문은 열려있고 뭔가 입장을 허용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에 나도 모르게 용기를 냈더니,

'입장 가능하고요, 어른 입장료 £10를 내면 되요'라고 남자 직원 분이 말씀하셨다.

이어 여자 직원 분이 안내도를 주려고 하면서 중국어, 일본어만을 보여주시길래 한국어는 없냐 물어보니 미안해하며 없다고 한다.

영어 안내도를 받아들고 '외국인이다 보니 영어 쓰기가 가끔은 쉽지는 않네요' 했더니 이해한다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여행에서 만난 영국 사람들은 대부분 내게 친절하게 잘 웃으며 대해줬는데, 아마도 운좋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일단 입장 성공!




여기는 First Court로, 대학 건물과 예배당이 같이 있다.

안내하는 직원 분이 예배당은 안가니 물어보는데 진짜 보고 싶은 것이 따로 있어 괜찮다고 했지만,

나중에 관련 사이트에서 예배당 사진을 보고 그냥 지나친 것을 땅을 치며 후회했다.

안내도 동선에 예배당도 있던데 왜 내가 이걸 안봤을까...






이제 와서 못가본 것을 후회하는 문제의 예배당 건물 전경...

어설픈 지식으로 생각컨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것 같다.






그리고 여기는 Second Court다. 

이 칼리지는 'ㅁ'자 형태의 건물이 연속으로 이어져 있고, 중간에 중정이 있다.

그리고 Third Court를 지나서...




Third Court까지 지나면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서 꼭 봐야 할 곳이 나온다.

그게 무엇인고 하니...




케임브리지에 오고 싶었던 이유였던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명물 탄식의 다리를 드디어 본 순간.

언젠가 읽었던 '리콴유 자서전 - 싱가포르 스토리'에서 이 다리를 배경으로 

케임브리지에 수학 중이던 젊은 리콴유와 후에 부인이 되는 콰걱추 커플이 찍은 사진을 본 기억이 난다.

책 속의 사진과 내가 찍은 사진 속의 배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왼쪽의 나무도 그대로인데, 지금은 세월이 지나서 더 훌쩍 자란 모습이 아닐까 싶다.

캠 강을 사이에 두고 왼쪽은 신관인 New Court와 오른쪽은 구관인 Third Court를 이어주는 다리로,

튜더 시대 때부터 내려오던 빡센 대학 수업에 학생들이 탄식을 하며 건넜다고 해서 탄식의 다리라고 한다. 






다리를 건너 탄식의 다리 왼쪽과 연결되는 신관 New Court 쪽을 슬쩍 보고...




New Court 앞으로 있던 오래된 나무들과 넓게 펼쳐진 잔디밭.

나무 그늘 아래에서 사람들이 맛난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들었던 또 다른 생각 하나, '미니 돗자리를 왜 안 가지고 왔을까.'

돌아서면 다 아쉽다고 하지만 들어온지도 얼마 안되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유유히 흐르는 캠강을 따라 펀팅을 하는 사람들.

뱃사공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한다고 한다.

탄식의 다리를 구경하다 보면 수시로 저런 뱃무리들이 지나가는데, 열명중 두어명 정도 여성 뱃사공들도 있다.

가이드도 겸한 뱃사공들이 노를 저어가며 캠강 주위로 있는 칼리지들을 설명한다고 한다.

원래 케임브리지에서 펀팅이 유명하다고 해서 나도 해볼까 했는데 영어의 압박과, 어디서 신청해야 하는지 몰라 그냥 걸어다녔다.

유유자적 뱃놀이를 하며 케임브리지 구경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크고 작은 칼리지와 골목길을 걸어다니며 지났던 것도 좋았다.




탄식의 다리를 볼 수 있는 키친 다리(Kitchen Bridge), 또는 렌 다리(Wren Bridge)다.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을 설계한 크리스토퍼 렌이 이 다리를 설계했다는데 원안대로 지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구도로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왠지 잘 나온 것 같아 혼자 흐뭇해진다.




정문을 기분으로 New Court의 우측 부분...




여기는 좌측 부분...

멀리서 단체견학을 온 것 같은 학생들이 보인다.

New Court 건물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이 사진이 왠지 마음에 든다.

나무 배경도 살짝 걸치고 균형미도 느껴지고... 자화자찬 혹은 자뻑 맞다.




New Court 전체를 담아보겠다고 잔디밭에서 열심히 뒷걸음질을 친 덕분에 건진 사진.




그리고 잔디밭 너머에는 펜스를 쳐놓았고, 근처에 연결다리도 있었다.

그 다리는 트리니티 칼리지와 연결된다고 한다.

펜스 너머에 있던 오리들을 보며 동네에서 가까운 탄천을 걸을 때마다 어김없이 마주치던 오리떼들이 생각났다.




강이 지나가는 길 위로 아담한 오솔길도 있고...

돗자리가 없어도 그냥 잠깐이라도 앉아있을 걸 그랬나 싶은 풍경이다.




물속에서 먹이를 찾는 오리들과 물위에서 유유자적하는 귀여운 오리 두 마리.

만일 꽃할배 영국편을 찍었다면 케임브리지를 들렀을지도 모르겠는데, 

아마도 순재 할배가 오리들을 보고 엄청 좋아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시 키친 다리로 돌아와서...

탄식의 다리를 배경으로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 다른 사람들이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는

나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서양 아저씨에게 사진을 찍어주십사 부탁했다.

구도도 세심하게 잘 잡아서 찍고는 확인해보라고 하는 세심함이란...

이어 영어를 쓰는 동양인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기에 신경써서 찍고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흡족해 한다.

혼자 여행이 마냥 불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같은 처지의 관광객들에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다른 곳을 가볼까 고심하던 중에...






New Court 쪽을 좀 더 둘러보기로 하고 주변 화단을 구경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올망졸망 예쁘게 피어있다.




그리고 잔디밭 쪽으로 쭉 뻗어있는 길을 가보기로 했다. 

거기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했다.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바깥으로 나가는 문 같은 것이 보인다.

길 양 옆으로 뻗어있는 가로수들이 그늘 역할을 해서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




다시 캠퍼스 쪽 방향으로 돌아...




처음 칼리지에 들어와서 탄식의 다리까지 갔던 길 그대로 다시 출구를 찾아 가는 중...




처음에 들어섰던 Great Gate로 가는 방향.

앞에 우연히 찍힌 노신사분은 아마도 교수님 같았다.

옆구리에 서류를 잔뜩 끼고 걸어가는 모습에 교수님의 포스가 팍팍 풍겼다.




세인트 존스 칼리지 입장료 안내판.




이제 세인트 존스 칼리지 건물을 벗어나 어디를 갈지 잠깐 고민했다.

여행을 하면서 촘촘히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가고 싶은 곳들을 발길이 닿는대로 다녔다.

탄식의 다리 보기 미션을 완벽히 수행했으므로 다음에는 어디를 가야 할지 핸드폰을 주섬주섬 꺼내 구글맵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

이번 포스팅을 쓰면서 세인트 존스 칼리지 홈페이지를 찾아보게 되었다.

개방 일정을 보니 원래대로라면 내가 방문하는 날짜까지 일반인에게 칼리지는 개방이 되지 않는 걸로 되어 있었다.

아마도 학교 측의 일정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운좋게 개방되어 갔던 것 같다.

여행운이 따라준 것이 아닐까 싶다.




* 세인트 존스 칼리지(St.John's College) 홈페이지


https://www.joh.cam.ac.uk/




* 세인트 존스 칼리지(St.John's College) 관련 위키백과


https://en.wikipedia.org/wiki/St_John%27s_College,_Cambridge




* 세인트 존스 칼리지(St.John's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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