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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_ (3) 6월 23일 코톨드 갤러리, 위그모어 홀 (부제 : 시차적응이 뭐길래) 본문
런던 여행 _ (3) 6월 23일 코톨드 갤러리, 위그모어 홀 (부제 : 시차적응이 뭐길래)
노란전차 2018. 8. 8. 13:52벌써 런던에 온지 사흘째, 믿겨지지 않지만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내셔널 갤러리 샵에서 산 에코백 연출샷. 이것은 앞면...
내셔널 갤러리의 로고가 깔끔하게 찍혀있다.
뒷면은 더 예쁘다. 런던에 있는 유명한 건축물들은 다 모여있는 것 같았다.
사놓고도 굉장히 흐뭇했다. 아니, 갤러리 구경을 한 것도 아닌데 왜 흐뭇한걸까?
테이트 모던의 굴뚝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오늘도 맑은 날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영국하면 안개와 흐린 날씨를 말하는데, 여름은 화창하고 쾌적한 날의 연속인가보다.
영국식 아침식사는 오늘도 계속된다. 빵은 2~3일 주기로 바뀌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튀긴 식빵이 나왔다.
튀겼으니 느끼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오죽하면 치즈를 얹었을까.
그날 이후 아침식사에 튀긴 식빵이 나오면 크로와상이나 다른 빵으로 대체해서 먹었다.
하지만 삶은 달걀은 웬지 정겨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숙소에서 템즈강 북쪽으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즉,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기만 하면 된다.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며 봤던 풍경 중에서 타워 브릿지가 있는 이 지점이 괜히 좋았다.
런던의 상징이기도 하고, 저렇게 멋진 다리를 먼 발치라도 매일 지나가며 볼 수 있기에 좋았다.
블랙 프레이어스 브릿지 쪽 하늘도 역시 맑음이다.
세인트 폴 대성당 맞은 편에 렌 하우스(Wren House)라는 건물이 있다.
세인트 폴 대성당을 설계한 크리스토퍼 렌과 관련이 있는 곳인지 궁금했는데, 구글링 결과 무슨 인프라 스트럭쳐 회사라고 한다.
기간시설 쪽을 말하는 것 같았고, IT쪽 인프라 회사는 아닌 것 같았다..
찍어놓고 웬지 잘 나온 것 같아 괜시리 혼자 흐뭇해지는 사진 중 하나다.
세인트 폴 대성당을 지나는 런던의 명물 2층버스 등장이요...
옛날 차종으로 보이는데, 요즘 모델은 외관이 날렵하게 빠졌다.
차이점이 있다면 요즘 모델은 오이스터 카드를 찍을 수 있는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옛날 버스는 기사 외에 직원이 버스에 있으면서 개인 단말기로 오이스터 카드를 처리한다.
가장 많이 타고 다녔던 버스는 11번, 15번이었다. 트라팔가 광장으로 가는 노선이어서...
루드게이트 힐에서 버스를 타고 서머셋 하우스 정거장에 내렸다.
런던의 숨겨진 보석이라는 코톨드 갤러리가 있는 그곳이다.
서머셋 하우스 옆에는 킹스 칼리지가 있고, 유명한 위인들이 외벽에 전시되어 있었다.
내가 아는 인물은 힉스 입자로 유명한 과학자 힉스와 바로 이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다.
나이팅게일이 간호학의 창시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킹스 칼리지 출신인걸까 궁금했다.
찾아보니 킹스 칼리지에 최초의 간호학교를 세운 업적이 있었다.
말하자면 킹스 칼리지 간호학과의 창시자인 셈이다.
이분이 간호학 외에도 보건학이나 통계학 쪽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고 한다.
킹스 칼리지 바로 옆에 있는 서머셋 하우스로 입장...
서머셋 하우스 전경. 아마도 노스 윙 쪽에서 사우스 윙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같다.
여름에는 이 넓은 광장에서 영화 상영을 하고, 겨울에는 아이스링크가 된다고 한다.
겨울에 왔으면 스케이트를 타볼 수 있었을까?
지금도 서머셋 하우스 하면 네 개의 건물 가운데로 탁 트인 광장이 생각난다.
이곳은 엘리자베스 1세가 공주시절 머무르기도 했던 궁이기도 했고, 공화정이었던 시절에 크롬웰의 집무실이기도 했다.
지금은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런던 패션위크가 여기서 열린다고 한다.
코톨드 갤러리 입구는 생각보다 크게 표시되어 있지 않다.
아주 신경을 써서 보지 않는 이상 어디인지도 모를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서머셋 하우스 입구에도 코톨드 갤러리 간판이나 플래카드가 없다.
널리 알려졌다기 보다는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코톨드 갤러리 입구에 있던 관람 안내문. 왼쪽에는 르누아르의 작품 '객석'의 여인이 있다.
오른쪽에도 똑같이 관람안내문이 있다.
코톨드 갤러리에서 제일 유명한 에두아르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의 여인이 있다.
코톨드 갤러리의 입구. 갤러리라는 표시가 없으면 그냥 스쳐갈 수도 있는 곳에 있다.
여기는 런던의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다르게 입장료를 받는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 곳들이 워낙 많은데 여기를 굳이 £8나 내고 와야 하느냐고 누가 물을지도 모르겠다.
여기가 특히 후기 인상파 작품들이 많지만 그중에도 알짜배기들만 모여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상파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중세, 르네상스 미술과 루벤스 작품들도 일부 전시되어 있다.
단언컨대 런던에서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하다.
(후에 가게 되는 영국박물관,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에서 엄청난 인파를 겪게 된다.)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은 중세, 르네상스 미술품들이 있는 전시실이었다.
문 오른쪽에는 아테나 여신상이 서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조각상이나 그림에서 나타나는 상징만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투구와 창을 들고 있을만한 신은 누구일까? 전쟁의 신 아테나?
Quentin Massys의 작품 'Virgin and Child with Angels' 이다.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성모자와 천사들이라고나 할까?
16세기 초, 초기 르네상스 시대 화가로 반 아이크의 제자였다고 한다.
긴 머리의 성모님과 아기예수님, 그리고 주변에 천사들이 있다.
14세기 작품인 Lippo Vanni의 'Saint Peter as Pope'이다.
베드로 성인은 예수님의 첫번째 제자이고, 가톨릭 교회의 초대 교황이다.
성인의 초상화에는 예수님에게 받은 천국의 열쇠도 있다.
15세기 작품 'Annunciation', 수태고지라고 한다.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님에게 예수님을 잉태하였음을 알린다.
미술 작품 중에 수태고지를 소재로 한 것들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결혼도 안한 어린 아가씨가 성령으로 하느님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에 놀라지만,
이내 순명하고 받아들이는 성모님의 표정이 작품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른 이야기인데, 언제가 될지 모르나 피렌체 산 마르코 수도원에 있다는 안젤리코의 작품은 꼭 보고 싶다.
안젤리코도 수태고지로 여러 점의 작품을 남겼지만 정말 좋아하는 것은 그곳에 있다.
중세 르네상스관 관람을 마치고 멋스런 계단을 올라가서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
16세기 Otrolano의 작품인 'Woman taken in Adultery', '간음한 여인'이다.
예수님에게 이 여인을 어떻게 처벌할지 물었을 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말씀하셨다.
사실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예수님과 여인이 등장한 걸로 보건대 간음한 여인이구나 짐작했다.
신자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라면 예수님이나 성경이 소재인 작품을 볼 때 피상적으로 보는 것보다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아마도 루벤스 작품만 전시된 방이었던 것 같다.
벽난로 위의 작품은 'Cain Slaying Abel', 아벨을 죽이는 카인이다.
천정화는 로열 아카데미 회원들의 작품이기도 하다.
코톨드 가문에서 사용한 은식기들.
새뮤얼 코톨드(Samuel Cotauld)는 빅토리아 시대 때 섬유산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미술품 소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훗날 미술관의 주요 컬렉션이 되는 후기 인상파 작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성을 딴 예술학교를 만들고 부속 미술관도 만들었다.
코톨드의 컬렉션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컬렉션까지 포함하면서 현재의 코톨드 갤러리의 모습이 갖춰진 것이라고 한다.
영국의 화가 토마스 게인즈버러 부부의 초상화.
토마스 게인즈버러의 자화상과 부인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다.
초상화 속 게인즈버러 부인의 모습은 참 우아하고 따뜻해 보였다.
코톨드 갤러리의 주요 컬렉션인 인상주의 작품 감상 시작.
발레하면 떠오르는 드가 '무대 위의 두 무희'이다.
드가의 발레 그림을 보고 있으면 순간포착된 사진 한편을 보는 것 같다.
르누아르가 제1회 인상파 전시회에 출품했다는 '객석'이다.
어딘가를 내려다 보는 우아한 여인과 오페라 글라스의 시선이 위로 남자는 웬지 한량 같은 느낌이었고,
여인이 입은 줄무늬 드레스가 시선을 확 끌어당긴다.
앙리 루소의 '톨게이트'
앙리 루소는 세관원으로 일하면서 화가로 활동했고, 40대에 은퇴를 하면서 전업화가가 되었다고 한다.
다른 화가와 웬지 다른 화풍이 느껴지는데,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기에 그랬을 것이다.
루소의 작품은 선이 명료하고 색상이 또렷하다. 그래서 더 개성있게 느껴진다.
폴 고갱이 타히티에 머물 때 그린 작품 'Te Rerioa', '꿈'이다.
여기서 고갱의 작품 몇점을 더 봤는데, 단순히 회화 작품만 있던 것이 아니라 조각상도 있었다.
고갱이 자신의 부인을 대리석으로 조각한 작품인데, 웬지 모르게 슬픔이 느껴졌다.
아마도 자신을 버리고 타히티로 가버린 남편에 대한 감정을 암시하는 것이었을까.
에두아르 마네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코톨드 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 앞에서 시선을 가장 오래두기도 했다.
그림 속의 종업원에 얼굴에서 피로감과 고독이 느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사진 속의 작품만 봤을 리는 없고, 전 층에 걸쳐 다양한 작품들을 봤다.
수련으로 유명한 모네가 남긴 정물화, 점묘법으로 작품을 표현한 쇠라, 몇몇 화가의 드로잉과 영국 화가들의 작품 등등.
인파에 밀리지 않아 그림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고, 차근차근히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미술관의 소장품들 못지 않게 좋아했던 계단.
반원형의 나선계단과 파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던 난간과 문양이 참 예뻤다.
서머셋 하우스에서 코톨드 갤러리가 있는 방향. 아무리 봐도 하늘색이 참 예쁘다.
서머셋 하우스 이스트 윙 쪽이었던 것 같다. 여기도 무슨 미술관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뉴 윙으로 연결되는 통로.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가보기로 했다.
뉴 윙으로 들어섰더니 미술관이나 특별한 곳은 없었고, 카페가 있었다.
내부도 참 예뻐서 소심하게라도 찍어볼까 하다 제지당할까봐 아주 살짝 내부만 나오게 찍었다.
런치 타임에 개장하기 전, 단장을 하는지 꽃들이 많이 있었다.
일부 눈으로만 담아온 카페는 정말 예뻤다.
서머셋 하우스에서 나오면 바로 스트랜드 쪽으로 연결된다.
이때는 몰랐던 사실, 길 오른쪽 뒤로 코벤트 가든이 있다는 것...
런던에 있으면서 세인트 폴에서 스트랜드로 이어지는 길을 자주 지나다니고 좋아했다.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을 것 같은 옛스런 건축물 사이를 이층버스로 지나며 구경하기도 했다.
스트랜드를 지나다 프레타 망제를 발견하고는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닭가슴살 샐러드와 떠먹는 레몬 치즈케익,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셨다.
점심을 먹고 차링 크로스 역 쪽으로 이동해서 전철을 타고 숙소로 일단 이동.
이제 저녁에 있을 음악회를 갈 준비를 해야 한다.
편하게 입던 티셔츠와 청바지 대신 최소한의 점잖은 분위기로 갖춰야 할 것 같았다.
남의 나라에서 처음 가는 음악회이기도 하고, 공연장 직원이 한국인과 대면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이건 너무 나갔나?
사진 속 풍경은 서더크 역에서 테이트 모던 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던 굴다리다.
저 굴다리 아래로 펍도 있고 스포츠센터도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잠깐 휴식을 취하다 옷만 갈아입고 음악회가 열리는 위그모어 홀로 향했다.
위그모어 홀은 전철로 본드 스트리트 역 근처에 있는데,
서더크역과 같은 주빌리 라인이라 갈아타지 않고 쭉 갈 수 있어 좋았다.
전철 속에서 웬 점잖은 노신사분이 아이를 데리고 있던 젊은 엄마에게 자리를 양보받고는 굉장히 고마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양보했던 엄마도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노신사분은 엄마와 앉은 아이를 향해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광경을 봤다. 마치 손주를 보는 눈빛이랄까.
괜히 가슴이 따뜻해지는 풍경이었다.
본드 스트리트 역에 내려서 일단 뭘 먹기로 했다.
역이 쇼핑몰과 연결되어 있어 내부에 먹을 곳들이 여럿 있었다.
우선 밥구경을 못했으므로 밥 종류가 있는 와사비에 들어갔는데,
카레라이스나 따뜻한 밥 종류는 이미 동났고 초밥 류가 남아있길래 와사비 클래식 세트와
배탈이라도 날까봐 미소장국도 같이 주문해서 먹었다.
저녁을 먹고 역 밖을 나오니 쇼핑가가 펼쳐졌다.
옥스포드 스트리트 일대에 웬만한 큰 쇼핑몰들은 다 있는 것 같았다.
존 루이스, 데번햄,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 이것들이 죄다 백화점이었다.
역 근처에는 규모가 꽤 큰 hmv 음반점이 있었고, 맞은편에는 디즈니샵과 SPA 매장들이 즐비했다.
위그모어 홀은 개미지옥 같은 옥스포드 스트리트 뒷쪽에 있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돈트 북스도 나온다.
나중에 '좀 더 일찍 나와서 옥스포드 스트리트 쇼핑 겸 구경을 할걸' 하며 때늦은 후회를 했다.
그러나 시차적응이라는 것이 주말까지도 내 발목을 붙들고 있었던데다,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다짐까지 보태서 숙소를 나오는 시간이 좀 늦어졌다.
아무래도 돈트 북스는 다음 방문을 위한 여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다시 가야지...
구글맵에서 친절하게 알려주는대로 길을 걸었더니 위그모어 홀이 '두둥'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아담하면서도 고풍스런 공연장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위그모어 홀 근처에 있던 다른 건물들.
이런 고풍스런 건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니 눈도 행복했고 '지금 이게 꿈일까, 생시일까' 했다.
위그모어 홀에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직원이 이름을 확인하고 티켓을 나눠준다.
위그모어 홀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데, 카드 청구지 주소는 반드시 적게 되어 있다.
영어로 변환된 우리나라 도로명 주소를 있는 그대로 꼼꼼하게 기재를 하고 티켓 결제를 했다.
나의 약한 리스닝으로 파악컨대 티켓을 담당하던 직원이 주소가 늘 보던 것이 아니어서 이상하다 했는데 한국이라면서 웃으며 말했던 것 같다.
나도 'Korea'라고 말하며 씨익 웃었다.
런던 여행을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들이 미술관과 음악회 감상이었다.
우리나라도 실력있는 클래식 음악인들이 엄청나게 많지만 본산은 누가 뭐래도 서양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좋은 음악회들을 우리나라보다 조금 싼 가격에 갈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였다.
런던 체류 동안 어떤 음악회를 가야 할지 이리저리 알아보다,
고심 끝에 위그모어 홀의 The Sixteen 공연을 £40짜리 티켓으로 구매했다.
영국에서 헨델의 음악은 웬지 들어야 할 것 같았는데, 마침 이번 공연에서 오페라 '아시스와 갈라테아'를 한다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다.
들어보지 못했던 곡이라 애플뮤직에서 찾아 미리 예습도 하는 모범생의 자세로 음악회에 임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연주장 풍경.
실내악이나 리사이틀 위주의 연주장이어서 규모는 작았지만, 아담하면서도 기품과 위엄이 느껴졌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거쳐갔을 이곳에서 내가 음악회를 보게 되다니 괜히 감개무량하기도 했다.
앞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이날의 공연은 헨델의 'Asis and Galatea'라는 소규모 오페라 곡을 연주했다.
오페라처럼 무대를 갖춘 형식이 아니고 연주자와 성악가들이 나와 같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방식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연주, 성악 모두 아담한 콘서트홀을 꽉꽉 매울 정도로 소리가 멋졌던 공연이었다.
그리고 아리아 중에 'Happy We'가 있는데, 가사 대부분이 'Happy'라서 마음까지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
그 와중에도 시차적응은 여전히 내 발목을 붙잡고 떠날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살짝 졸며 공연을 감상하다 인터미션 때 벽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멍때리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딱해 보였는지 아니면 재미있어 보였는지 앞에 앉아 있던 어르신이 나를 보며 따뜻한 눈빛으로 빙긋 웃으셨다.
'이런, 좀 피곤해 보이네, 그래도 이 공연 좋지?' 라고 물어보는 듯 했다.
위그모어 홀에서는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보낼 때 사진촬영이 허용된다.
주관객층이 연령대가 있는 분들이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았지만 간간이 카메라나 핸드폰을 들고 찍는 분들도 계셨다.
워낙 공연 반응이 좋아서 연주자나 지휘자나 모두 즐거워했다.
지휘자 해리 크리스토퍼슨이 모든 단원들과 인사하는 모습.
지휘자 퇴장, 그래도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두번째 커튼콜에 지휘자가 다시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슬슬 해가 지려고 하는 것 같았다.
고풍스런 공연장의 모습을 어떻게든 기억해보고 싶어 핸드폰으로 찍었다.
전철을 타고 서더크 역에 내려 굴다리를 지나 숙소 근처까지 왔다.
웬지 간식이 먹고 싶어 근처 Co-op 수퍼마켓에서 포장 과일과 그림의 떡인 술 대신 산 펠레그리노 레몬에이드를 샀다.
딸기를 먹으며 우리나라 과일이 당도가 정말 높다는 사실을 알았다. 영국 딸기는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모듬 과일에서 단맛을 전담하는 과일은 파인애플과 포도였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갔다. 내일은 바비칸 센터를 가는 날이라고 상기시키며 하루를 마감...
여행기를 쓰며 느끼는 건데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 코톨드 갤러리 관련 참고
코톨드 갤러리 웹 사이트 : https://courtauld.ac.uk/gallery
참고 도서 : '런던 미술관 산책' 전원경 지음, 시공사
* 코톨드 갤러리 위치
* 위그모어 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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