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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0 Hong Kong

홍콩 여행 _ (7)9월 21일 프린스 에드워드

노란전차 2011. 1. 29. 01:36

벌써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숙소를 ‘집‘이라 불렀는데 이제 홍콩을 떠나야 한다.
억수로 쏟아지는 비와 피로 때문에 빅토리아 피크도 심포니 오브 라이트도 보지 못한 채 마지막 날을 맞았다.
그래도 오늘은 오늘의 해가 뜬다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잘 보내고 귀국하는 일만 남았다.

 

 

 

일어나자 마자 티비로 뉴스를 보니 날씨가 나왔다.
강수확률은 80%였고 비단 홍콩 뿐 아니라 중국 본토에 대만까지 비가 많이 왔단다.
우리나라 날씨도 나왔는데 비가 많이 왔다고 보도하는 것 같았다.
생경하던 광둥어가 익숙해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숙소 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 둘째 날 아침에도 찍은 사진인데 또 찍어봤다.
후에 알게 되었는데 이 건물은 구룡정부청사라고 한다.
이때만 해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강수확률이 높다고 해도 이 정도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마지막 날 아침에 가기로 한 곳은 꽃시장과 윤포 새공원 그리고 금붕어 시장이다.
숙소에서 MTR로 두 정거장을 지나면 나오는 곳들이다.
근처에서 가볍게 구경을 마치고 야우마테이로 돌아와 근처 미도 카페(Mido Cafe)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체크아웃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인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 나와 플라워 마켓 로드(Flower Market Road) 방향으로 쭉 걸었다.

꽃시장과 윤포 새공원은 지도상으로 봤을때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일단 지도에 의존해서 걸어가기로 했다.

어느 정도 걷다 보니 꽃가게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여기가 꽃시장이구나 싶었다.

꽃시장에서 조금만 더 가면 새공원이 나오니 먼저 둘러보고 꽃시장을 가기로 했다.

역시나 장소를 지나치고 조금 멀리까지 걸어갔다 근처를 지나던 친절한 처자에게 길을 물어 갔다.

다행히도 크게 멀리 지나간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무심코 봤던 곳이 바로 새공원이었다.

무슨 사원일 것 같다는 생각만 했지 새공원일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문제의(?) 새공원 입구는 위의 사진과 같다. 왜 몰랐을까?

 

 

 

윤포 새공원은 새 그리고 새와 관련된 것들을 파는 시장이다.

아침 일찍이어서 그런지 모든 가게들이 완전히 개점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일부를 볼 수 있었는데 여러 종류의 새들이 새장에 있었다. 앵무새, 잉꼬, 십자매 등등...

그리고 새들의 먹이인 벌레들과 사료들을 파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같은 조류인 참새들도 많았다.

홍콩 참새들은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았다. 우리나라 참새들은 후다닥 날아가기에 바쁜데 신기했다.

새공원 안내판에 있던 경고문. 순간 이렇게 해석했다. '닭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다른 나라도 비둘기 때문에 고충이 많구나 싶었다. 어쩌다 비둘기가 이렇게 되었을까?

개체수가 급격히 늘면서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가는 것 같아 씁쓸했다.

 

 

 

드디어 새공원에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냈다. 타일로 만든 새 그림과 새장 속의 새였다.

새 그림이 있는 건물 뒤쪽으로 새 가게들이 입점해 있다. 새들과 관련 용품 가게들을 본 곳이기도 하다.

 

 

 

새장을 찍어봤다. 작고 노란 새가 귀여웠다.

맑은 날씨에 이른 아침만 아니었다면 곳곳에 걸려 있는 새장 속의 새들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새공원 구경은 대략 여기까지 하고 주위에 있던 꽃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꽃시장에서 본 꽃들. 여러 색의 리시안셔스가 예뻤다. 조금 가까이에서 찍었으면 더 예뻤을 것 같다.

어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꽃을 사서 숙소에 꽃아놓기도 하고 장국영의 팬들은 꽃을 사서

근처에 있는 장국영이 생전에 살던 집 앞에 놓아두기도 한다고 한다.

언젠가 다시 가게 되면 숙소에 꽃을 사다 놓고 싶다.

 

 

 

그리고 수국이다. 참 좋아하는 꽃이다.

계속 이어지는 꽃가게를 지나면서 시종일관 예쁜 꽃들에게 눈을 뗄 수 없었다.

 

 

 

거베라와 카네이션을 소포장으로 팔기도 했다. 홍콩달러로 15달러면 부담없는 가격인데 사고 싶었다.

하지만 꽃을 사서 우리나라에 가지고 갈 수도 없고 홍콩에서 놓아둘 곳도 없다.

그저 눈으로만 예쁜 꽃들을 많이 보고 마음 속에 담아두기로 했다. 그리고 사진도 있으니까.

 

 

 

꽃시장에서 꽃만 파는 것이 아니고 포장에 필요한 재료들도 많이 취급한다.

꽃을 포장하는 부직포나 종이들도 도매로 취급하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안개꽃도 봤다.

우리나라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안개꽃을 홍콩에서 보니 새로웠다.

 

 

 

근처 데코레이션 용품 가게에서 본 할로윈 용품들. 벌써 할로윈 데이 준비에 들어갔나보다.

이제 꽃시장을 한바퀴 돌며 구경했으니 금붕어 시장을 구경하는 일만 남았다.

금붕어 시장은 프린스 에드워드 역 방향으로 돌아가서 통초이 스트리트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금붕어 시장은 첫날 몽콕에 갔다 찾지 못하고 쓸쓸하게 돌아간 경험이 있는 곳이다.

과연 이곳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싶었다. 지도를 잘 보며 걸어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안내판을 보며 계속 걸어가는데 금붕어는 보이지 않고 토끼와 강아지와 같은 애완동물 상점만 즐비했다.

그렇게 조금 걸어가다 물고기 간판을 발견했다. 2억원짜리 관상어라는 홍용이 그려진 간판도 봤다.

조금씩 금붕어 시장이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금붕어 상점이 밀집한 곳을 발견했다. 비닐봉투 속에 있는 금붕어들이 보인다.

 

 

 

수조에서 헤엄을 치는 금붕어들도 있었다.

 

 

 

비닐봉투 속에 있는 금붕어들. 매직으로 쓰여있는 숫자가 가격을 말하는 걸까?

금붕어 시장에서 금붕어 구경도 했고 출출한데다 체크아웃 준비까지 해야 했기에 숙소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새시장과 금붕어 시장을 지나면서 비가 점점 많이 왔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마지막 날까지 비와 함께하겠구나 싶어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침 식사를 하려고 생각했던 미도 카페까지 문을 열지 않았다.

이상하다. 오전 9시면 문을 연다고 했는데 9시가 훨씬 넘은 시간임에도 문은 닫혀 있었다.

미도 카페는 여러 여행 책자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오래된 맛집이 그러하듯 오래된 건물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간판에 그려진 토스트를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아침은 먹어야겠고 근처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메뉴로 맥머핀과 포테이토, 커피를 마셨다.

우리나라와 달리 세트메뉴가 아닌 개별 주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쌌던 것 같다.

마지막 날 아침을 맥모닝으로 먹게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도 홍콩 땅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틴하우 사원으로 가보기로 했다. 숙소 근처여서 잠깐 구경하고 들어가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등잔 밑이 어둡다고 '찾는데 실패했다.'

근처 옥시장 일명 제이드 마켓에서 어떤 아주머니께 위치를 물어봤는데 잘 모른다고 해서 낙심했다.

결국 숙소로 돌아가서 마지막으로 짐 정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나섰다.

우리가 사흘동안 묵었던 613호와 이제 작별할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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