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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달팽이의 사랑 - 동작구 흑석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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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달팽이의 사랑 - 동작구 흑석동

노란전차 2010. 11. 6. 23:55

결혼식이 있어 서초 쪽을 갔다가 모처럼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녔다.

우선 9호선을 타고 가다 흑석역에 내려 중대 앞에 있는 티 카페 '느린 달팽이의 사랑'을 가보기로 했다.

 

 

느린 달팽이의 사랑 내부. 조용하면서도 소박한 분위기가 났다.

 

 

 

벽면에는 작은 티팟이나 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계산대와 뒷쪽으로 주방이 보인다. 계산대 위의 선반에는 각종 차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앉은 창가 왼쪽으로 바로 보이는 풍경. 중앙대학교 병원이 보인다. 중대생들도 많이 지나다녔다.

 

 

 

주문한 차는 위타드 오브 첼시(Whittard of Chelsea)의 애프터눈 블렌드(Afternoon Blend)였다.

무겁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은은한 느낌이 좋았다. 약간 진한 차를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티팟에 담겨진 차는 찻잔으로 석잔 정도 나오는 것 같았다.

 

 

 

차와 곁들여 먹으려고 스콘도 주문했다. 스콘은 달지도 느끼하지도 않았다. 부담없이 퍽퍽한 맛이 인상적였다.

잘게 썰어 넣은 오렌지 껍질이 재료로 들어가 있는 걸 보니 오렌지 스콘이었나보다. 두개나 나와서 차와 함께 배불리 먹었다.

본디 차와 스콘만 먹고 얼른 나올 생각이었는데 푸짐한 차와 스콘을 천천히 먹으며 긴장을 서서히 풀었다.

 

 

 

앉은 자리 왼쪽 창가에 있던 바구니 속의 화초. 소박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

바구니 뒤쪽은 창가를 보고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로 해놓았다.

중대생으로 추정되는 한 커플이 조용히 속삭이듯이 대화하는 모습이 예뻤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쁘게 연애할 때가 참 좋을 때 같다.

 

 

 

냅킨에 카페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느린 달팽이의 사랑'은 유하 시인의 시 제목이라고 한다.

 

 

 

카페를 나서면 문 밖 벽면에 몇 장의 영국 사진이 있다.

런던의 상징인 빨간 2층 버스가 인상적이다. 언제쯤 런던에 가볼 수 있을까?

 

 

 

 

카페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 벽면에 있는 사진들. 애프터눈 티세트도 판다.

 

어떤 잡지책을 통해 '느린 달팽이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

홍차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던 시절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데다

홍콩 여행 때 애프터눈 티세트를 못 먹어본 것에 대한 아쉬움이 꽤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결혼식 피로연 때 먹은 음식들만 아니면 애프터눈 티세트도 먹고 싶었지만 스콘으로 만족했다.

 

더욱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카페는 11월까지만 영업을 한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영업을 중단하고 쉬었다 재개점을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위치도 그대로 흑석동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편으로 아쉽지만 한편으로 기다리는 마음도 생긴다.

영업을 마감하며 카페에서 쓰는 차를 소분해서 줬는데 위타드의 키문(Keemun)이었다.

티팟이 없는데 어떻게 우려서 마셔야 할지 고심해봐야겠다.

 

흐리지만 따뜻한 늦가을 오후에 먹었던 홍차와 스콘이 지금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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