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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_페들라 마켓@502커피로스터스

노란전차 2021. 5. 5. 13:26

인스타그램을 하며 알게된 자칭 인터내셔널 방물장수 사장님이 마켓을 연다는 소식에

나도 가볼까 하며 부대행사로 하는 영국 밀가루로 스콘 만들기에 응모했다 얼떨결에 당첨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우리나라 곰표 백설표 해표 밀가루가 아닌 영국산 밀가루라니 뭐가 다를거야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영국 이야기만 나오면 눈의 광채가 달라지는 나로서는 정말 끌리지 않을 수 없는 행사였다.

 

 

 

페들라(pedlar)의 뜻은 '방물장수'라고 한다.

공부를 하면서 단어를 조금만 몰라도 인터넷 사전부터 뒤지는 내가 왜 이걸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가...

마켓이 열렸던 장소는 역삼역 3번 출구에 있는 캐피탈 타워 지하에 있는 502커피로스터스였다.

 

전부터 502커피로스터스 역삼점은 꼭 가봐야지 벼르고 있었다.

그리고 재작년에 열렸던 서울카페쇼에 502 커피로스터스 부스가 있다는 페들라 사장님의 말씀에 찾아가서 원두를 사오기도 했다.

그런데 왜 502커피로스터스에 관심이 많냐고 묻는다면,

전에 프로젝트 때문에 가산(요즘은 가디라며?)에 종종 있을 때 사무실 근처에 조금은 생뚱맞은 커피 로스터리가 있었다.

이정도면 짐작이 가겠지만 그곳은 502커피로스터스의 로스팅 공장(?)이었다.

여기서 원두를 종종 사먹었고, 200g짜리 원두를 사면 커피 한잔을 주셔서 커피를 홀짝이며 걸어다니기도 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가산하면 502커피로스터스에서 원두를 샀던 기억이 많은 곳이다.

 

 

 

 

502커피로스터스에 들어서서 자리를 확보하고는 바로 주문을 했다.

아메리카노와 스콘에 잼과 클로티드 크림으로 구성되어 있는 크림티 세트로 주문하고는

원두 선택이 가능하다고 해서 가산에 있던 시절이 생각도 나고 해서 공단향 블렌드 원두를 골랐다.

크림티 세트에는 스콘을 반으로 갈라 잼부터 먼저 얹고 다음에 크림을 얹으라는 안내문이 같이 나온다.

영국에서는 크림이 먼저냐 잼이 먼저냐로 영국판 부먹찍먹 논쟁이 일어난다던데,

여기서는 잼이 먼저인 코니쉬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설유화도 아니고 조팝나무도 아닌 것 같은 나무인데, 꽃이 예쁘다.

저런 꽃나무를 사다 꽂아놓고 싶지만 꽃잎이 떨어지면 속수무책일 것 같아 구경만 한다.

요즘은 카페에 예쁜 꽃들을 많이 장식하는 추세로 꽃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눈이 즐겁다.

페들라 대표님과 실물로 처음 뵙고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마켓에 나온 물건들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대표님이 계산하고 응대하느라 바쁘셨던 기억이 난다.

 

 

 

 

커피 머신 옆에 있던 분홍 작약.

작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사진으로 남겼다.

 

 

 

 

마켓에서 매의 눈으로 물건을 고르다 별렀던 숏브레드를 고르고,

티타올이나 앞치마가 탐이 났지만 저건 나중에 돈모아서 사야지 하고 미뤄두고는

왜 방물장수라고 했는지 이해가 갈 정도로 마켓에 진열된 다양하고 예쁜 물건들을 보다가

어느덧 스콘을 만들 시간이 다가오고...

 

 

 

 

영국 밀가루로 스콘 만들기 행사는 오후 2시 타임에 했다.

전 타임에도 다른 분들이 스콘을 만들고 있어 잠깐 구경하기도 했는데,

502커피로스터스 대표님이 알려주신 레시피대로 -사실 많이 도와주셨다- 스콘을 만들어봤다.

전에 유튜브에서 여러 스콘 레시피를 검색하다 가장 접근하기가 쉬웠던 레시피대로 몇 번 만들면서

이게 맞는걸까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요리도 직접 배워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콘은 빵이 아니고 구움과자 범주에 들어가서 글루텐이 형성되면 맛이 떨어진다.

이 말은 치대면 안된다는 것으로, 반죽이 어느정도 뭉쳐지면 바로 혹은 냉장고에 휴지시켰다 커터로 찍어 오븐에 구워야 맛있다.

이게 정말 구워지나 싶을 정도의 반죽도 결국은 스콘이라는 결과물로 나온다.

 

 

 

 

 

 

 

반죽을 오븐에 입성시키고 대표님이 크림티 세트를 내오시겠다고 해서 차는 포트넘 앤 메이슨의 로열블렌드로 골랐다.

2시 타임에 같이 스콘을 만들었던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는데, 스콘과 홍차 덕분에 화제도 잘 맞았다.

파리 여행을 했을 때 커피가 맛난 곳이 있어 기억이 난다고 하기에 혹시 Café Verlet냐고 물었더니 맞다며

서로 같은 카페를 갔다는데 놀라움과 반가움을 한꺼번에 느꼈다.

 

그리고 이번에는 홍차가 포함된 크림티 세트로 먹어보니 스콘은 홍차와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커피도 잘 맞지만 왠지 모르게 홍차가 좀 더 잘 맞는다고 해야 하려나.

로다스 클로티드 크림을 두번에 걸쳐 먹었으니 정말 원없이 먹은 셈이다.

502커피로스터스에서 로다스 클로티드 크림을 사용하고, 이는 페들라 대표님이 수입하는 그러니까 거래처다.

 

그리고 나는 런던에 갔을 때 V&A 카페에서 먹었던 크림티 세트에 로다스 클로티드 크림이 있어 두고두고 기억이 났고,

랜선 지인이 로다스 클로티드 크림을 샀다고 사진을 올려서 수입사 계정을 팔로우하고 여기까지 온 셈이다.

런던에서 먹은 그 맛이라고 마구 감격하며 먹었다.

 

 

 

 

502커피로스터스 대표님이 직접 구워오신 감태 스콘이었다.

감태의 짭조름한 맛이 어떻게 스콘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마구 감탄하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플레인 스콘 뿐 아니라 감태 스콘도 카페에서 팔았으면 좋겠다.

언제 502커피로스터스에 다시 가서 크림티 세트를 먹어야 할텐데...

 

 

 

 

그리고 두둥. 내가 만든 스콘 결과물이 나왔다.

김밥은 옆구리가 터지면 실패작이지만 스콘은 옆구리가 터지다 못해 늑대입이 벌어져야 성공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구운 스콘은 성공작이다.

앞으로는 이 레시피를 준수해서 구워봐야겠다. 그런데 언제? 이제 더워지면 버터도 금방 녹을텐데...

 

 

 

 

그리고 모양새는 좀 빠지지만 잼 먼저 크림 다음의 코니쉬 스타일로 얹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먹어보니 크림의 부드러운 맛이 먼저 느껴지고 딸기잼의 달콤함이 다음에 느껴진다.

그리고 크림과 딸기잼이 정말 잘 맞는 조합이라는걸 느꼈다.

스콘에 버터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크림이 더 좋은 것 같다.

 

 

 

 

다 만든 스콘을 하나하나 포장하고 쇼핑백에 넣어 들고는 두 대표님들과

같이 참여했던 분(이분과 바로 인스타 친구가 된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카페를 나와서 보니 날씨가 정말 좋았다.

역삼역은 아주 옛날에 잠깐 직장생활을 할때 있던 곳이어서 나름대로 추억의 장소이다.

여기가 이렇게 변했구나 잠시 두리번거리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걸어야지 하며 강남역까지 걸었다.

처음에는 운이 좋으면 신논현역 정거장에서 집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겠지 했는데

이미 버스는 지나갔고 다음 버스는 한참 뒤에 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지하철역으로 갔다.

 

테헤란로에서 강남역으로 들어가면 지하 역사 상가에 스노우폭스 플라워가 있다.

스노우폭스 하면 '돈의 속성'을 쓴 김승호 회장님이 생각나는데,

마침 그 책을 읽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스노우폭스 플라워를 만든 이유를 부담없이 꽃을 접하도록 하기 위해

직접 경매로 꽃을 구매해서 원가를 낮추고 한송이씩도 판매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책에 있다.

버스 정거장으로 나가기 전에 매장에서 작약 봉오리 한 송이를 사들고 룰루랄라하며 신논현역 정거장으로 갔으나

태극기 부대들로 장사진에 길은 막히고 버스는 기약이 없어 바로 전철역으로 갔다.

 

 

 

 

페들라 마켓에서 구입한 로다스 클로티드 크림으로 만든 숏브레드 되겠다.

런던 여행 때 사먹었던 막스 앤 스펜서 제품은 버터 맛이 강했는데, 로다스는 우유맛, 엄밀히 말하면 클로티드 크림 맛이 더 강하다.

야금야금 아껴먹고 있으며, 스콘을 만들었던 분이 클로티드 크림 4개 한세트를 사면 사은품을 주는 행사를 한다고 귀띔해줘서

행사종료 직전에 바로 크림을 사서 이것도 아껴먹고 있다.

 

 

* 502커피로스터스 역삼점 위치

 

 

 

* 스노우폭스 플라워 강남메트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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