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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만날때까지(Till We Meet Again)

노란전차 2012. 7. 15. 00:59

십수년 전에 주디스 크란츠(Judith Krantz)가 쓴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라는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다니엘 스틸, 주드 데브루 등의 작가들이 쓴 소설들이 많이 번역되어 나와서 사람들이 종종 읽기도 했다.

내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즐겨보지 않았지만 마치 확장판 같은 구성으로 나와서 흥미롭게 읽기에는 좋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소설들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유달리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류의 소설들은 TV 미니시리즈로도 많이 나왔는데 대부분 주인공이 역경 끝에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 소설에서 차이가 있다면 성공을 위해 필수요소인 양 등장하는 음모와 배신 등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세 모녀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화려한 직업군과 출신 배경, 두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잘 엮어서 풀어냈다.

소설을 읽으며 '웬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괜찮을 소재'라고 많이 생각했고, 읽으면서 장면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다른 TV 미니시리즈를 검색하다 이 소설의 영어 제목이 있는 관련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이 소설을 TV 미니시리즈로 만든 것이었다. 제목은 그대로 'Till We Meet Again'이다.

오프닝 크레딧을 보니 낯익은 얼굴들이 나온다. 프렌즈의 커트니 콕스, 지금은 엄청나게 유명한 휴 그랜트도 나온다.

특히 휴 그랜트는 악역으로 나온다. 곱상하게 생겨서 온갖 비열한 행동은 다 하는 브루노로, 작품의 유일한 악역이다.

무슨 역으로 나올까 궁금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배역이었다. 하지만 정말 잘 소화해냈다.

커트니 콕스는 보기만 해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처럼 비행사 프레디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음악은 블라디미르 코스마, 감독은 '천일의 앤' 감독이었던 찰스 재롯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상이나 음악도 꽤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리고 80년대 TV 미니시리즈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여럿 나온다.

'미녀첩보원'에서 허수아비로 불렸던 브루스 박스라이트너와 '조지 워싱턴'에서 워싱턴 역을 맡았던 배리 보스트윅도 나온다.

그 당시 공중파에서 많이 방영하던 TV 미니시리즈를 즐겨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배우들이겠다.

이 미니시리즈를 공중파에서 방영했는지 잘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봤을 법도 한데 아닌 것을 보면 방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90년대 중반에 들어서 케이블 티비가 개국하면서 몇몇 채널에서 이런 미니시리즈들을 많이 방영했는데

그중 어떤 채널에서 방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유튜브에서 본 영상은 웬지 낯설지 않았다.


소설을 읽고 나서 영어 공부 삼아 원서로 읽어보겠다고 교보문고에서 원서도 오래전에 샀다.

막상 많이 읽어보지도 않고 조용히 모셔두기만 했는데 세월이 많이 지났다고 누렇게 바랬다.

동영상을 보고 나니 다시 소설을 읽어보고 싶기도 해서 다시 원서를 펼쳐 들었다.

처음부터 다 읽는 방법보다 재미있게 봤던 장면들을 찾아서 발췌독 방식으로 읽는데 이것도 나름 괜찮다.

완벽한 독해는 아니지만 사전을 찾아가며 문장도 해석해가며 읽으니 능률도 오르고 오히려 흥미있게 영어를 접하는 느낌이랄까.

DVD도 구해볼까 한다. 우리나라에서 출시되지 않았으니 아마존에서 찾을 수도 있다.

아니 재출시되거나 블루레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드라마로 만나게 되니 웬지 새로운 느낌에 반갑기도 하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덤으로 영어공부까지 하는 기분이랄까. 어쨌든 재미있다. 


http://www.imdb.com/title/tt0098479/    <- 관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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