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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_ (3)9월 19일 완차이 - 애드미럴티 - 몽콕 본문

travel/2010 Hong Kong

홍콩 여행 _ (3)9월 19일 완차이 - 애드미럴티 - 몽콕

노란전차 2010. 10. 9. 23:08

본격적인 첫 날 일정의 시작. 저녁식사가 뷔페였던 터라 이것저것 열심히 먹을 생각에 점심식사는 살포시 건너 뛰었다.

숙소에서 야우마테이 역까지 걸어가서 홍콩섬 센트럴(Central) 방면으로 가는 MTR을 탔다.

 

 

센트럴 방면 MTR에 타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홍콩 MTR은 싱가포르 MRT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차량과 차량 사이에 문이 없고 천장도 낮은데다 폭도 약간 좁다.

그래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환승을 하기 편리하도록 해놓았다.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다른 노선으로 가기 위해 한참을 걸어야 해서 나름 불만이었다면,

MTR은 계단을 한번만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환승하는 전철 승강장이 나온다.

완차이(Wan Chai) 역으로 가려면 센트럴 역에서 갈아타야 했는데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다.

 

 

 

완차이 역에서 JW 메리어트 호텔 방면으로 가려면 헤네시 로드(Henessy Road)를 따라 걸어야 한다.

헤네시 로드 방면 출구로 나와 길을 걷다 Caffe HABITU라는 카페를 발견했다. 웬지 분위기가 멋져 찍어봤다.

저녁 뷔페만 아니면 들어가서 차나 간단한 음식을 먹고 싶었던 곳이다.

센트럴 쪽의 익스체인지 스퀘어 근처에도 분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헤네시 로드를 마냥 걷다 어디서 본 것만 같은 건물을 발견했다.

바로 뱅크 오브 차이나(Bank Of China)였다.

홍콩의 야경사진에 항상 등장하는 지그재그 모양의 외벽 장식이 특징인 건물이었다.

드디어 홍콩 중심가의 고층 건물이 눈에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맨 왼쪽의 건물은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 옆 건물은 고등법원(High Court),

뱅크 오브 차이나, 그 옆 건물은 유나이티드 센터(United Centre, 統一中心)이다.

 

 

 

줌으로 당겨 뱅크 오브 차이나를 다시 찍어봤다. 갑자기 나타난 2층 버스들도 보인다.

그리고 건물 이름은 구글 어스의 힘을 빌렸다. 홍콩 거주민도 아니고 처음 왔는데 어찌 다 알겠는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홍콩은 구역이 생각보다 좁았다. 완차이에서 빌딩이 밀집한 센트럴까지 걸어도 될 것 같다.

 

 

 

지도를 따라 헤네시 로드를 막연히 걷다 호텔 위치를 보니 근처인 것 같은데 약간 지나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홍콩공원 앞까지 걸어왔으니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다리는 아팠고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약간 지치기까지 해서 우선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더위도 식히고

매장 구경을 잠깐 해보기로 했다. 위의 사진은 퍼시픽 플레이스 전경이다.

퍼시픽 플레이스에는 백화점 체인인 레인 크로포드와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자라, 나인웨스트, 망고 등이 있다.

혹시나 싶어 쇼핑을 할 생각에 가격을 봤더니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디자인의 옷들이 많아서 큰 메리트가 없었다.

홍콩이 쇼핑 천국이라고 하지만 그건 세일 때나 해당되는 말 같았다.

 

 

 

퍼시픽 플레이스 안에 있던 극장이다. 우리나라 CGV나 메가박스 같은 극장 체인 같았다.

 

 

 

록시땅 매장 앞에서 찍어봤다. 사진 속의 인물은 동생인데 웬지 분위기 있게 나왔다.

가끔 의도하지 않았는데 느낌있는 사진이 나와서 놀랄 때가 있는데 이 경우도 그랬다.

매장을 돌아다니며 동생과 열심히 인물사진을 찍었는데 막상 건진 건 별로 없었다.

 

쇼핑몰을 걷다 이정표를 발견했는데 JW Merriott 호텔로 가는 방향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지하철과 연계되는 출구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저 지도에만 의지해서 완차이역에서 걸어가면 되겠거니 했는데 애드미럴티역 출구와 연결되어 있었다.

이때 알았다. 웬만한 쇼핑몰이나 빌딩은 지하철역과 모두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중요한 건 뷔페를 예약한 호텔로 가는 것이기에 이정표를 따라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나와 뒷길로 걸었다.

숙소에서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나왔던 터라, 느긋하게 걸어서 쇼핑몰을 구경했음에도 예약시간이 조금 남았다.

갑자기 예약부터 준비까지 급하게 하고 행여 몸살이라도 날세라 계속 약을 먹고 긴장했던 탓인지

홍콩 땅을 밟고 나니 긴장이 확 풀려버렸다. 이제 도착했구나 싶은 안도감이었을까?

 

호텔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며 갑자기 내일 일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는데

동생은 가이드북을 열심히 보며 갈 곳을 정하고 일정을 열심히 짜냈다. 내 동생이지만 대견했다. ^^

 

어쨌든 뷔페 예약시간이 가까워졌고, 호텔 컨시어지의 도움을 받아 예약한 뷔페식당 JW California로 갔다.

드디어 홍콩에서 먹는 첫 저녁식사다. 나름 큰 맘 먹고 먹으니 만찬이나 다름없었다.

 

 

 

처음 담아온 음식들. 랍스터를 비롯한 해산물에 초밥을 조금 먹었다.

명색이 뷔페인데 이것만 먹었을 리가 없다. 조명이 어두워 찍다 실패했지만 꽤 다양한 음식들을 먹었다.

전반적으로 음식은 깔끔하고 맛도 좋았다. 무엇보다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와인은 화이트로 쇼비뇽 블랑과 샤도네이, 레드로 까베르네 쇼비뇽이 나왔다.

화이트 와인을 좋아해서 쇼비뇽 블랑과 샤도네이로 가볍게 마셨다. 음식과 어우러져 맛도 좋았다.

 

 

 

뷔페 음식 중에 즉석으로 조리해서 내오는 음식은 별도의 주문지에 표시해서 주문할 수 있다.

처음에 멋모르고 이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다 쉐프에게 물어보니 그런 거라고 말해줬다.

물어보기 전까지 온갖 생각을 다 했는데 궁금증이 한번에 풀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어서 우리말로 된 주문지도 별도로 있었다.

 

여기서 음식 주문에 얽힌 웃지 못할 일화가 있었다.

주문지에 있는 음식명 옆의 괄호에 원하는 만큼 숫자를 적어 넣으면 되는데 1인분이겠거니 싶어 1을 적었다.

얼마 후 큰 접시에 회 한 점, 초밥 한 개, 튀김 한 개... 이렇게 음식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여기서 적어넣는 숫자는 1인분의 개념이 아니라 갯수의 개념이었던 것이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몇개씩 적어 주문을 했다가 엄청나게 많은 양을 열심히 먹었다고도 한다.

이렇게 주문한 음식 중 가장 맛났던 것은 와규 스테이크였다.

마치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 것 같았다.

왜 사람들이 와규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쉬엄쉬엄 골고루 먹다 보니 후식을 먹고 싶어졌다. 파인애플, 감귤, 수박 그리고 용과다. 용과는 생전 처음 보는 과일이었다.

키위 같겠거니 했는데 전혀 다른 담백한 맛이 났다. 디저트로 각종 푸딩에 케익, 초콜렛을 커피와 곁들여 맛나게 먹었다.

커피 맛도 일품이었다.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동생이 감탄할 정도라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드디어 만찬의 끝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문한 아이스크림들이다.

동생은 녹차 아이스크림을, 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도 하겐다즈여서 좋았다.

홍콩에서의 첫 저녁식사는 만족스럽게 끝이 났다.

 

 

 

JW Merriott 호텔을 나서면 보이는 고급 호텔 3총사(?)들. Conrad, Shang Li-La, The Upper House였다.

 

 

 

저녁 뷔페를 먹었던 JW Merriott 호텔. 언젠가 여기에서 묵을 날이 오려나?

 

 

 

호텔을 나선 시간은 저녁 8시였다.

 

8시부터 18분간 그 유명한 '심포니 오브 라이트' 레이져쇼를 한다.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건물들이 일제히 조명과 레이저를 쏘아올리는데 흔히 야경 사진에 등장하는 그 모습이다.

건물들이 레이저를 쏘아 올리는 것을 가까이에서 봐서 '이게 그건가?' 싶었다.

아무래도 멀리서 한꺼번에 봐야 더 멋져보일 것 같았다.

하지만 구룡반도까지 가면 이미 레이저쇼는 끝이 난다.

다음날이나 마지막날에 보기로 하고 MTR을 타고 몽콕 쪽으로 향했다.

(흔들렸지만 야경 사진 하나. 뾰족하게 솟은 건물이 센트럴 플라자(Central Plaza)다.)

 

숙소가 있는 야우마테이 역과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몽콕(Mong Kok) 주변에는 각종 시장들이 있다.

운동화 마켓과 여자들의 소품이나 옷을 파는 레이디스 마켓(女人街) 등과

우리나라의 용산 전자상가 같은 전자상가들도 있었고 근처를 벗어나긴 하지만 금붕어 시장도 있는 곳이다.

몽콕역에 내려서 출구 쪽으로 연결되는 쇼핑몰 랑함 플레이스(Langham Place) 구경을 잠깐 했다.

명동에도 있는 H&M 매장을 발견하고 잠깐 옷 구경을 하기도 했는데, 예쁘다 싶은 것들은 사이즈가 없었다.

아무래도 쇼핑과는 거리가 먼가보다 싶어 금붕어 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길을 찾는 기준점으로 역 출구를 잡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몽콕 거리에 가득한 여러 나라 사람들과 상점 구경도 조금씩 하며 걷다 보니 지나친 느낌이 들었다.

근처에 있던 경찰들에게 물어봤는데 대략적인 위치를 친절히 알려줬다.

곳곳에 경찰들이 2~3인씩 1개 조로 있어서 치안 걱정은 없겠다 싶었다.

그러나 몽콕 주변을 빙빙 돌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못 알려준 것이었다. 아니면 우리가 못 찾은 걸까?

 

시간은 흘러가고 주변 시장 구경은 다 한 셈이고 내일 일정을 생각해서 숙소로 가기로 했다.

다시 MTR을 타고 숙소 주변으로 돌아와 보니 근처 템플 스트리트에서는 야시장이 한창이었다.

거리에 간이 테이블을 놓고 먹을 것을 많이 팔았다. 뷔페를 열심히 먹어서 다른 음식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야시장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파는 사람들, 그리고 앉아서 야식을 먹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숙소 근처에 야시장이 있다더니 바로 이거였구나 싶었다.

홍콩섬 중심부의 세련된 느낌과는 다르게 소박하면서도 사람 사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야우마테이 주변이 그랬다. 그래서 지금도 정감이 느껴진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야시장을 지나 숙소로 돌아와서 첫 날 일정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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