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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동네 약사님 스타되다

노란전차 2008. 6. 11. 22:12
요즘 시국이 하도 수상하다 보니 아고라를 자주 보게 된다.

선릉역 쪽에 묶여 있을 적에는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서
촛불 집회는 꿈도 못꿨고, 대신 아고라의 글들을 읽거나
라디오21을 몰래 끼고 혼자 일하면서 감동먹고 울컥해했다.

지금도 용기 부족으로 마음 속에서나마 응원을 보내고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찾아서 조금씩 실행에 옮기는 정도지만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다를 것이 없다.

각설하고, 아고라에서 우리 동네 영웅 탄생(?)을 목격했다.

'일산에 있는 어떤 개념 충만 약사님'라는 글이 올라와서
역시 거주민인지라 놓칠 수가 없어서 봤는데, 우리 동네 쪽의 약사란다.

내용인 즉슨, 어떤 사람이 약국에서 게보린 빼고 다른 진통제를
달라했는데 약사님 왈 "저희 약국은 게보린 없습니다"라고 했단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아는 그 약사인 것 같았다.
이 약사를 밝혀야 하는 건가 고심하다가 조심스레 댓글로
약국 상호를 밝혔다.

밝혀진 순간, 약사님은 졸지에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다른 동네 사람들이 남긴 댓글을 봐도 역시 양심적이고
의식있는 분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아닌게 아니라 이 약사 분께서는 약을 함부로 팔지 않으신다.
한 예로 엄마께서 머리 염색약을 사러 가셨는데 약사님 왈,
"염색약은 독극물입니다. 함부로 사용하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내가 진통제를 사러 갔을 적에도 역시나 함부로
권하지 않으셨고 순한 약을 주셨다.

약사들이 모두 그렇지 않겠지만 약 하나를 달라고 하면
이것도 좋다고 끼워팔고 마진이 많이 남는 약을 권한다.
하지만 이 약사분께서는 마진을 남겨서 자신의 이익을
취한다기 보다는 정말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양심적으로 권하는 분이시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그 약사분을 칭찬하는 글을 읽으니
괜히 내가 기분이 좋다.
엄마 말로는 촛불집회 갔다가 오겠다고 안내글을 써놓고
문 닫을 때도 있다고 한다.

문제의 게보린이 성분의 문제도 있겠지만,
요즘 시국에 편파보도를 하는 일간지에 광고를 내서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 상황과 맞물려 있기에
더 와 닿았던 게 아닐까 싶다.

양지약국 약사님 영웅되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110424&pageIndex=1&searchKey=subjectNcontent&searchValue=일산&sortKey=depth&limitDate=0&agr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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