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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를 보고 본문
(인스타그램에 썼던 글인데 여기에도 올려본다)
드디어 기다리던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를 봤다.
전에 나온 킹스맨 1, 2편의 프리퀄로 킹스맨 탄생 서사를 1차 세계대전과 잘 조화시킨 느낌이다.
애초부터 이 영화는 프리퀄이어서 해리와 에그시의 이야기가 나올 틈이 없기 때문에 별개의 영화로 보는 것이 좋고(자꾸 해리와 에그시 느낌이 안나서 싫어요 한다면 좀 난감), 영화의 배경지식으로 1차 세계대전과 영화에 등장하는 그 시기의 인물들에 대해 조금 알고 가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이 영화에서 옥스포드 공작으로 나오는 레이프 파인즈의 연기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내가 팬심을 갖고 영화를 본 것도 있겠지만 이 배우가 새파랗게 젊은 시절 어벤저스라는 영화에서도 비밀요원으로 나와서 멋진 수트차림에 칼이 숨겨진 장우산을 들고 다니면서 킹스맨처럼 액션을 했던 모습이 겹쳐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007 시리즈에서 스카이폴을 시작으로 MI6의 수장인 M 역할을 하더니 급기야는 킹스맨의 창시자까지 나올줄이야…
실제로 환갑 미노년 아저씨가 저렇게 액션을 잘해도 되는건가 싶은데, 동년배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에서 액션을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략 수긍이 간다. 젊었을 적 비현실적인 미모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머리숱이 적어지고 세월의 직격탄을 맞아 아쉬운 느낌이 한 가득이지만 애초부터 외모로만 승부를 거는 배우가 아니었기에 나이든 지금의 모습도 나는 좋다.
(혹시 레이프 파인즈가 나오는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넷플릭스에 있는 ‘더 디그(The Dig)’를 추천한다. 너무 내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영화 속에서 레이프 파인즈는 정말 빛났고, 콜린 퍼스와 태런 애저튼이 나왔던 이전 2편과는 다르게 병맛스러우면서도 기발난 유머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그 나름대로 묵직하고 고전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사심이지만 또 보고 싶다.
그리고 딴 소리지만 상복 지지리도 없는 레이프 파인즈가 상도 받았으면 좋겠다(팬심 맞다).
혹시나 이 영화를 보려 하는데 관람 포인트라면,
- 보어전쟁과 1차 세계대전 관련 역사를 좀 알고 가면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 주인공은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다.
- 키치너 장군의 부관 모튼을 눈여겨 볼 것.
- 영국 국왕, 독일 황제, 러시아 황제는 1인 3역이다.
- 그리고 쿠키영상이 있다.
이 영화를 본 김에 집에 있는 ‘유럽사 산책’을 읽어봐야겠다.
사실 이 영화를 두 번 봤다.
지난 일요일인 26일과 화요일이었던 28일에 연달아 봤는데, 처음에 보고 계속 여운이 남아서 두번에 걸쳐 관람을 했다.
전에 비디오가 있을 때 사운드 오브 뮤직을 백번도 넘게 보긴 했고, 화니와 알렉산더는 재상영할 때마다 보기는 했지만 극장에서 며칠 간격으로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은 생애최초로 있던 일이다. 그만큼 내게는 취향저격 영화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두 번 보고 느낀 점이라면, 기존의 킹스맨 1이나 2처럼 대놓고 병맛스러운 느낌은 덜한 반면에 은근히 병맛스러움을 숨겨놨다.
그리고 기존의 두 편과 연결되는 것들도 숨어있는데, 그것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무엇보다 낙하산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레이프 파인즈가 잔망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은근히 코믹했다. 사실 레이프 파인즈가 엄청나게 빛나는 영화라 두 말 할 필요도 없지만.
나중에 아이맥스로 재개봉하거나, DVD가 나오면 구매할 용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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