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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비테프스크 위에서'를 보고

노란전차 2011. 2. 18. 23:41

샤갈의 ‘비테프스크 위에서‘라는 작품이 있다.
착 가라앉고 암울한 느낌의 비테프스크를 배경으로
왼쪽 허공에 검정색 옷을 입은 남자가 떠 있다.

장욱진의 ‘밤과 노인‘이라는 작품이 있다.
어두워진 밤하늘 위에 흰 옷을 입은 노인이 떠 있다.

떠 있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떠남을 암시하는 것이다.
샤갈 작품에서는 러시아 비테프스크를 떠남을 암시하고,
장욱진 작품에서는 삶을 떠나가는 것을 암시한다.
실제로 장욱진 화백의 유작은 ‘밤과 노인‘이다.
작품을 그린지 사흘 만에 저 세상으로 갔다고 한다.

두 작품을 보며 웬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갑자기 해봤다.

7년 전에 같은 장소에서 샤갈 전을 봤던 기억이 난다.
‘도시 위에서’ 가 다른 미술관으로 옮겨간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봤는데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며 다시 볼 수 있었다.

강렬하고 화사한 색채와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샤갈의 작품들을 보며
웬지 다가오고 있는 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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