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일상 - 2009년 3월 24일

일이 있어서 대학로 쪽을 갔다가 혜화동 성당에서 울리는 6시 종소리에 이끌려서 잠시 성당에 가봤다. 성당 내부에 잠깐 들어가서 둘러보고 짤막한 기도도 했다. 이 사진은 예수성심상 앞에 있던 초들. 어디엔가에 내가 봉헌한 초도 있다. ^^ 대학로에서 광화문까지 버스를 타고 가다 차창 밖에서 본 세운상가 자리. 이렇게 흔적도 없이 헐릴 줄이야.. 故 김수근 선생의 건축물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헐리고 있는데 건축물은 단지 사람들이 들어가서 일하고 살아가는 공간만은 아니다. 예술작품이요 또 다른 문화유산이다. 무조건 헐어내는 것만이 능사일까. 싱가포르 전 총리 리콴유의 자서전에서 읽은 내용이다. 싱가포르의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 외국의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의뢰했는데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식민지 시대의 건물도 유지할 것." 차창 밖을 보면서 갑자기 이 내용들이 떠올랐다. 개발논리로 이리 저리 사라져 가는 건물들을 보면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을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싶었다. 왠지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