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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능력 검정시험(feat. 큰별 쌤 강의)

노란전차 2021. 2. 14. 22:08

지난 주말에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하 한능검) 심화를 봤다.

 

이 시험은 접수부터 워낙 파란만장했고, 지난 50회 시험의 어마 무시했던 난이도와 준비 부족으로 결과가 좋지 않아서 이번 시험에 전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접수 첫날 사이트 접속에서 접수 완료까지 2시간 반이 걸렸고, 그나마 운이 좋아서 동네와 가장 가까운 대학교에서 시험을 볼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서울 거주자가 극단적인 예로 제주도까지 가서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이 담긴 접수를 끝냈고, 시험공부는 시험 전날까지 기준으로 소급해보면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이 소요되었다. 인터넷에서 일주일 혹은 이주일 만에 노베이스가 심화 1급을 땄다는 합격후기들에만 의존하면 안 되고, 내 기준으로 보건대 대충 한 달은 잡고 준비를 하는 것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를 했는고 하니, 사실 내세울 것은 없지만 말이 나온 김에 한번 써볼까 한다.

 

한능검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강의나 책은 단연코 큰별 쌤으로 알려진 최태성 선생님(이하 큰별 쌤)의 강의가 아닐까 한다. 친구가 작년에 한능검을 준비하자고 했을 때 시큰둥했고, 친구는 혼자 준비해서 합격을 했는데 그때 큰별 쌤의 강의를 들었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나서 이번 시험을 준비할 때는 아예 유튜브에 올라온 큰별 쌤의 강의를 1강부터 40강까지 빼놓지 않고 들었다. 원래 시험을 봤던 전적이 있어서 기본은 어느 정도 있다는 가정 하에, 그리고 역사를 좋아하기도 해서 역알못의 레벨은 아니었기에 강의를 듣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누구나 다 어려워하는 일제강점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큰별 쌤의 강의는 개념을 잡기에 정말 좋고, 아트 판서로 알려진 판서도 정말 직관적이어서 흐름을 잡는 데는 정말 좋아서 이 판서를 그대로 따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내 경우는 전에 시험을 준비하면서 샀던 에듀윌 2주 끝장 교재에 큰별 쌤이 말한 키워드를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방식으로 표기했다.

 

1강부터 40강까지 완강을 하고 큰별 쌤이 강조했던 별채우기도 하면서 틀린 부분만 적어봤는데, 이것도 시간이 적잖이 소요돼서 다른 방법을 찾던 중에 큰별 쌤의 7일의 기적 강의를 복습 삼아 들었다. 여기서 큰별 쌤이 강조하는 것이 단권화 작업이었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 2주 끝장 교재의 부록이 엔드노트라고 일종의 요약본이어서 7일의 기적 강의를 들으면서 키워드를 본 교재처럼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큰별 쌤의 기출문제 500제 문제집을 별도로 구매해서 문제를 풀고 해설을 읽고 해당 지문을 읽는 식으로 기출문제에 접근했고, 엔드노트에 없던 내용들은 다른 색 펜으로 간략하게 표시를 해놓는 방식을 썼다. 

 

그리고 큰별 쌤이 매주 금요일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할 때 공부하는 방식을 잘 알려주시는데, 이걸 잘 들으면 꽤 도움이 된다.

내 경우 기출문제 파일을 출력소에서 뽑아서 문제를 풀고 해설을 찾아서 공부를 하려고 했으나 막상 이렇게 하고 보니 점수도 잘 나오지 않아서 오히려 사기가 떨어지고 멘붕이 와서 이걸 어떡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기출문제는 한 문제를 풀고 해설을 읽는 식으로 해야 점수에 매몰되서 좌절하지 않고 나중에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다는 말에 아깝지만 출력본은 고이 모셔두고 기출문제집을 구매해서 공부했다. 출력본으로 공부를 하는 경우에 문제를 풀고 나서 해설을 찾는 시간도 사실 적잖이 들기에 시간을 단축하는데도 좋다.

 

작은 동네 도서관이 COVID-19 때문에 좌석 수도 줄어들고 자리는 금방 차서 도서관 이용이 어려워 스터디 카페나 동네 카페를 이용해서 공부했고, 나보다 훨씬 어린 중고생들 틈에 섞여 공부를 하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아마도 스터디 카페가 있던 곳이 학원가여서 중고생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다음에 공부 때문에 갈 일이 있으면 근처 대학가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대망의 시험 전날, 큰별 쌤은 시험 전날에 전야제를 하는데 이건 꼭 들어두는 것이 좋다. 노트와 삼색 볼펜을 준비하고 큰별 쌤의 열강을 듣다 보면 다음날 시험에서 문제로 나오는 일들이 벌어진다. 전야제 강의는 가장 중요하고 헷갈리기 쉬운 것들을 집어서 다루기 때문에 최종 개념을 정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리고 대망의 시험 당일.

50회 보다 시험 문제는 어렵지 않았으나 실수를 좀 많이 해서 생각했던 점수보다 낮게 나왔다. 그래도 원하는 급수를 딸 수 있는 점수를 받았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강의와 기출문제만 봤던 것에서 벗어나 관심 있는 사건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기도 했다. 직지심체요절이 최초의 금속활자본임을 밝힌 분이 박병선 박사님이라는 것을 강의에서 듣고 이분에 대해 검색을 했고, 혹은 기출문제를 보면서 양재역 벽서 사건이 도대체 무엇인가, 현대에 있던 일일까 궁금해서 검색을 했는데 양재역이라는 지명이 조선시대에도 있던 지명임을 알고 혼자 웃기도 했다. 단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역사에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공부를 했던 것 같아 한 달이라는 시간이 꽤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제 시험을 봤으니 턱으로 '역사의 쓸모'를 읽어야 할 차례인가...

 


합격이라는건 가채점으로 알았는데 불확실한 사실을 미리 올리는건 조심스러워 결과 발표까지 묵묵히 기다리다 이제사 올린다.

1급에 합격했다. 50회 시험이 너무 어려웠고, 51회 시험도 설마 그정도일까 싶어 기회인 것 같아 힘들게 접수해서 응시했는데 좋은 결과를 받아서 기쁘다. 중고등학교 때 국사를 꽤 좋아했고 평소에 역사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당장 배운 것도 돌아서면 잊는 마당에 꾸준히 강의를 듣고 기출문제를 푼 덕이 아닐까 싶다. 제게 역사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신 큰별 쌤 감사합니다. 역사는 최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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