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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단상

노란전차 2015. 9. 19. 21:28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한달이 훌쩍 넘어간다.


준비를 위해 여러 사이트와 책과 구글 지도들을 샅샅이 뒤지며

필요한 것들은 수첩이나 에버노트 앱에 적어놓고 기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내가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 나갔다.


그런데 여행 준비를 위해 해당 지역의 여행정보 카페를 드나들다 보면 뭔가 묘한 공통점이 느껴진다.

시간 단위의 치밀한 일정, 비슷비슷한 여행 동선에 다른 사람들이 다 가는 장소와 음식 등등...

아마도 처음 여행을 하는 경우에 일정은 짧은데 보고 싶은 곳은 많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나도 10년 전에 처음 싱가포르로 갈 때 여행정보 카페를 참고해서 엑셀로 일정표를 짜서

같이 가는 동생에게 호기롭게 보여줬던 기억이 난다.

그때 돌아왔던 대답은, "이거 패키지 아냐?" 였다.

그 뒤로 일정을 틀에 맞춰 짜지 않고 가고 싶은 곳을 정해놓고 동선을 알아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처음이 아니고 두번째로 가는 입장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말할 수도 있는데

처음 가는 곳이더라도 장기 여행이 아니고 4~5일 일정의 여행은 가고 싶은 곳을 다 가지 못한다.

힘이 넘치는 어린 나이가 아니라면 오히려 장소를 쳐내고 다녀야 한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유독 여행지의 패턴화가 진행되고 있구나 느꼈다.

동생이 말한대로 사실상 가이드가 없는 패키지 여행과 다를 것이 없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짧은 일정에 검증된 곳 위주로 빡빡하게 잘 다니겠다는 생각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진짜로 내가 만족하는 여행을 하려면 가고 싶은 곳과 가지 않아도 무방한 곳을 잘 골라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걸 어떻게 파악하나요 라고 묻는다면 여행 책자를 많이 보고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런 과정들을 남에게 의존한다면 만족스러운 경우라면 넘어가겠지만 반대의 경우 엄청난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심지어 남에게 일정을 짜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차라리 패키지 여행을 권한다.

내가 좋아서 가는 여행인데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린다면 내 위주의 여행이 될 수 없지 않을까?


내가 가고 싶은 곳의 홈페이지나 SNS 계정을 알아놓고 위치는 구글지도로 참고해서 하나하나 찾아나간다면,

가고자 하는 곳의 동선도 파악될 뿐 아니라 지도도 자주 들여다 보게 되어 그 지역이 눈에 익숙해진다.

금상첨화로 구글지도 외에 구글어스나 스트리트 뷰로 주변을 보면 눈에 익은 곳들이어서 길을 헤맬 위험도 적어진다.


자유여행의 성패는 내가 얼마나 정보력을 갖추고 취사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나라고 하루 아침에 알았겠는가. 몇번을 다니다 보니 나름대로의 방법이 생긴 것일 뿐.

정말로 고수들 앞에서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여행 패턴을 보며 약간 씁쓸함도 느껴진다.


뱀발. 해외여행 준비를 할 때 네이버는 여행기 블로그 검색 정도로만 이용하고, 해외 사이트 검색은 구글이나 야후를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포털에서 백날 찾으려 해도 못 찾을 정보들이 구글에 다 있다. 다만 영어의 압박이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번역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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