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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방문

노란전차 2010. 8. 14. 15:45
며칠 전 대전을 다녀왔다. 일과 관련되긴 했지만 어쨌든 대전을 간다는 사실에 설레였다. 태어나서 세살까지 살다 서울로 갔으니 대전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살아계실 적 명절이나 집안 행사 때 갔던 걸 제외하면 대전에 갈 일은 많지 않았고, 가서도 할아버지댁이 있는 선화동 주변만 맴돌았다. 그러고 보니 친척들과 같이 대전 엑스포를 구경했던 적도 있구나. 도착해서 워크샵 때문에 다른 개인 일정을 만들 수 없었지만 고향 하늘을 보고 땅을 밟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애틋한 기분이었다. 마침 있는 곳이 학교 동기의 집과 가까운 곳이어서 전화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일 때문이 아니라면 얼굴도 보고 동기의 아이들도 보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이틀 동안 있었던 대덕 주변은 신도시로 깔끔하게 개발된 곳 같았다. 서울로 올라가며 근처를 지나는데 예쁜 카페와 음식점들이 간간이 보였다. 커피만 보면 눈을 반짝이는 터라 원두 볶는 카페까지 보고 신기했다. 어디선가 대전 쪽에도 예쁜 카페가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이틀 동안 특별히 시내 구경을 한 것도 아니고 매여서 일만 했음에도 그냥 마음이 푸근했다. 우려했던 음주 분위기도 거의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고향에 있었다는 사실에 평안함을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새마을호건 KTX건 간에 기차를 타고 다시 대전에 가보고 싶다. 못 먹어봐서 거의 한이 맺힌 성심당의 눈꽃빙수와 빵도 먹어보고 괜찮은 카페를 찾아서 커피도 마셔보고 동기랑 아이들도 보고 작은 아버지댁도 슬쩍 방문하면 괜찮지 않을까? 게다가 지하철이 있으니 어디든 돌아다니기도 좋고 말이다. 언제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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