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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음악의 거장 텔레만의 음악세계

노란전차 2010. 5. 23. 01:4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목요일에 古 앙상블 타펠무지크 연주회 "식탁음악의 거장 텔레만의 음악세계"에 다녀왔다. 타펠무지크라는 연주단체가 있다는 걸 막연히 알았는데, 기회가 좋아 연주회까지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외국 연주단체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연주단체였다. 외국에도 같은 이름의 연주단체가 있다.) 텔레만의 음악은 스치듯이 듣다 최근에 '수상음악(Wassermusik)'을 들으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장소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어서 퇴근길에 부담없이 가기 좋기에 망설일 것도 없었다. 레퍼토리는 음악회 제목에 맞게 타펠무지크, 우리말로 하면 식탁음악으로 구성되었다.
타펠무지크란 르네상스 시대인 15세기경에 시작되어 19세기 말까지 유럽의 각지에서 연주되어졌던 음악의 한 장르를 뜻하며, 왕궁이나 귀족사회의 축제나 모임 등에서 고풍스러운 작품으로 연주되었던 일종의 사교 음악을 말한다. 바로크 시대에 많은 작곡가들이 이러한 형태의 음악을 작곡하였으며 텔레만은 타펠무지크(식탁음악)이라는 독립적 장르로 작품성 있는 여러 곡들(3부작 타펠무지크 Musique de table, 1733)을 남기기도 하였다. <연주회 홍보물에서 발췌>
식탁음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악기 구성도 단촐해서 단아하며 아기자기한 느낌의 음악이었다. 특히 단장분께서 첫 연주가 끝나고 바로크 시대의 악기에 관해 간략한 설명을 덧붙여서 이해가 빨랐다. 사진으로만 보던 쳄발로와 비올라 다 감바, 바로크 플룻이라는 트레버소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 보통 바로크 음악 하면 바하, 헨델, 비발디를 많이 생각하겠지만 텔레만은 타펠무지크를 독자적인 장르로 끌어 올리기도 했거니와 역사상 다작을 한 작곡가라고 한다. 아직도 미연주곡이 많다고 한다. 그러니까 텔레만의 음악은 아직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라디오나 음반에서만 듣던 원전음악을 난생 처음으로 음악회에서 듣게 되어 좋았다. 바로크 시대의 악기들은 소리가 작아서 울림이 많은 교회나 성당에서 주로 연주한다고 한다. 특히 우리 민요인 '도라지 타령'을 주제로 한 창작 쳄발로곡은 꽤 신선했다. 쳄발로의 청아한 소리에 도라지 타령이 잘 녹아들어간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성공회 성당의 경건하면서도 단아한 내부 분위기와 텔레만 연주 특유의 아기자기하며 자연스런 연주가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연주 중간에 곡에 몰입하면서도 성당 내부 군데군데를 살짝 엿보기도 했다. 또한 가톨릭 신자인지라 호기심에 성공회 성가책과 성찬례 기도서를 살짝 엿봤다. 훑어보니 형식은 비슷하면서도 언어 선택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리고 성당 내부에는 십자고상 대신 예수님의 모습이 담긴 벽화가 있었다. 가톨릭과 성공회는 어딘가 모르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라고나 할까. 기존에 갔던 오케스트라 연주회와는 다르게 단촐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고음악 연주회가 있으면 다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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