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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첫날

노란전차 2009. 10. 3. 00:14
연휴 첫날.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가족들과 오붓하게 아침을 먹고 오랜만에 원두를 갈고 내려 커피를 마셨다. 처음으로 엘살바도르 원두를 먹어봤는데 적당히 깔끔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짧은 머리도 놓아두면 길게 자라는 법인지라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해서 미용실에 갔다. 보통 오전이 가기 전에 예약을 잡아 부랴부랴 나가기 바빴는데, 조금이라도 쉬다 나가고 싶어서 오후로 예약을 해놓았다. 몇년 간 내 머리를 잘 손질해주는 디자이너 분 덕에 묶어도 될 정도의 머리는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느낌의 단발로 싹 바뀌었다. 덤으로 로레알의 트리트먼트까지 받아서 '추석선물을 또 받았구나' 생각하며 흐뭇했다. 미용실이 있는 삼각지에서 영등포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추석 연휴인지라 거리에 차가 적어서 막히지도 않고 좋았다. 오랜만에 한강 철교를 건넜다. 참 오랜만이다. 한강철교에서 본 여의도 집에 가기 전 타임스퀘어에 들렀다. 내가 살던 영등포에 이렇게 크고 멋진 복합시설이 들어서서 내심 좋다. 코엑스몰이나 명동까지 가는 것이 때로는 멀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왠만한 매장이 다 들어선 타임스퀘어에서 몰링하는 재미도 만만찮을 것 같다. 교보문고에서 "불평없이 살아보기"라는 책을 사고 자라에서 블라우스를 한 벌 샀다. 올 가을에 입기는 어려울테고 내년 봄부터 입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신세계에서 식구들과 같이 먹으려고 호두과자를 한 상자 샀다. 식구들의 시식 결과, 고속도로 휴게소 호두과자보다 달지 않아 맛나단다. 가격의 압박이 있긴 한데 가끔 맛난 것도 먹어야 하므로 감수할 수 있다. 신세계 영등포점에는 삼순이 호두파이 매장이 없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웠다. Times Square 용산에서 한강다리를 건널 때는 한낮이더니 양화대교에서 본 여의도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양화대교에서 본 여의도 올해부터 큰집에서 송편빚기를 생략하는 바람에 모처럼 여유있는 명절 전날을 보냈다. 거리는 한산했던 반면 타임스퀘어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벌써 연휴 첫날도 이렇게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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