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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발디'를 보려는 사람들에게

노란전차 2009. 1. 10. 17:27
영화 '비발디' 시사회에 다녀왔다. 나름 바로크 음악도 좋아하고, 그 시대의 의상도 좋아해서 코스튬 드라마도 되겠구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영화 포스터를 그다지 잘 뽑아낸 것 같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초의 시사회 당첨인데 약간의 기대는 있었다. 이제부터 보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가상 1:1 질의응답 식으로 써보려고 한다. (이하 보려는 사람은 '보고싶어요'로, 나는 '노란전차'에 해당) 보고싶어요 : 와 시사회로 보셨네요, 영화 어땠어요? 노란전차 : 이건 다큐멘터리도 아닌 것이, 드라마도 아닌 것이, 이도 저도 아니에요. 위에서 낙담한 사람들은 제외하고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보고싶어요 : 에이, 그래도 비발디 음악 많이 나오잖아요. 노란전차 : 많이 나오긴 하죠. 화성의 영감에 사계에... 그런데 편집이 별로라 음악이 중간에 끊겨요. 그래도 일말의 기대가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보고싶어요 : 시대가 18세기니까 의상은 화려하고 볼만하겠네요. 노란전차 : 뭐 당연히 시대가 시대니만큼 맞는 의상들이 나오는거죠. 의상은 볼만하죠. 보고싶어요 : 베네치아 풍경도 나오겠네요. 노란전차 : 베네치아 당연히 나오죠. 그 풍경 하나는 볼만했어요. 그것도 일부지만. 여기서 또 희망을 잃지 않고 기대를 갖고 있다면, 그리고 비발디의 오페라 '그리셀다'를 안다면, 보고싶어요 : 오페라 이야기도 나온다는데 그리셀다도 나오겠네요? 노란전차 : 나오긴 나와요. 근데 오페라에 관해서 다루는 건 정말 별로 없구요, 안나 지로가 유명한 아리아인 '두 줄기 바람이 몰아치고(Agitata da due venti)'를 부르는 장면도 없었어요. 차라리 이 곡이라도 불렀으면 영화 비발디에서 나온 유명한 아리아라고 대중적으로 더 알려졌을텐데.. 그래도 십수년 전의 파리넬리 역의 배우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보고싶어요 : 와, 파리넬리를 연기했던 배우가 나온다니 영화 볼만하겠어요!! 노란전차 : 차라리 파리넬리만 기억하는 게 나아요 ㅠ.ㅠ 영화 속에서 비발디의 음악활동을 방해하려는 베네치아 주교 할아버지가 더 기억나요.. 영화를 본 느낌은 대략 이랬다. 다큐멘터리 식이면 철저하게 그 방식으로 영화를 구성하던가, 드라마 식의 전기영화를 생각했다면 가장 잘 알려진 사계 또는 다른 곡을 전면에 내세워서 그 곡이 나오게 된 사연이나 그런 것들을 비발디의 일대기와 잘 조화시켜 구성했다면 꽤 재미있는 전기영화가 나왔을 수도 있다. 아마데우스를 생각하고 비발디를 본다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음악이나 무대, 배경 모두 좋았지만 뭔가 많이 빠진 느낌이 든 영화였다. 그나마 상영시간이 짧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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