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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치과에 가다

노란전차 2008. 11. 22. 23:26
오랜만에 치과에 갔다. 3월부터 시작해서 8월까지 이어졌던 긴 치료 후의 검진 목적이었다. 왼쪽 사랑니를 발치하고, 이어서 오른쪽 사랑니와 앞 어금니를 모두 발치한 후에 어금니 자리에 빼낸 사랑니를 심었다. 이른바 '자가치아이식' 또는 '재식'을 한 것이다. 옮겨 심은 이빨은 신경치료를 거쳐 금을 씌우는 과정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다. 제작년 말에 충치 치료 차 치과를 갔던 이래 최대의 치료를 한 셈이다. 게다가 재식하는 과정은 수술이었다.(나를 담당하는 교수님은 '수술'이라는 표현을 쓴다.) 예약시간보다 늦어질 것 같아 미리 전화를 해놓고 도착했는데, 대입 논술시험일이라 주변 교통이 굉장히 혼잡해서 환자들이 많이 늦었단다. 내심 다행이다 싶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었나보다. 치위생사분과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았다. 수련의가 상태를 물어보고 간단한 검진을 하더니 엑스레이 촬영도 직접 했다. 뒤이어 담당 교수님이 와서 엑스레이 결과를 보면서 불편하지 않은지 물어봤다. 현재는 많이 자리잡은 상태이고, 틈틈이 잇몸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끔 물양치와 치실을 쓴다고 하니까 내심 만족스러워 한다. 의사들과 대화를 할 때 틈틈이 신경쓴다는 것을 내비치면 눈빛부터가 달라진다. 왠지 모를 흐뭇한 눈빛으로 환자를 쳐다본다. ^^;; 교수님과의 진료가 끝나고 이어 간단한 잇몸치료를 했다. 스케일링이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하니 살짝 아프기도 하다. 치료 후, 6개월 뒤로 다음 검진을 예약하고 병원을 나섰다. 5개월 동안 치과를 다니면서 느낀게 있다면 '생각보다 무섭지 않더라'는 것이다. 치과를 생각하면 왠지 모를 공포감이 느껴졌는데, 막상 치료를 받으면 그렇지도 않다. 잇몸을 절개해서 발치하고, 재식에 신경치료까지 워낙 대대적인(?) 치료를 받아서 대범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그렇게 무서운 거였던가 싶다. 그리고 치료 기간 동안 열심히 드나들면서 무섭다는 생각보다 왠지 모를 정겨움마저 느껴졌다. 내가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하여간, 치아 관리는 잘해야 한다. 틈틈이 치실도 쓰고, 물양치도 하고, 칫솔질도 잘 해야 한다. 아무리 임플란트니 뭐니 해도 내 이빨이 최고란다. 그래서 오른쪽 어금니를 못쓰게 된 상황에서 사랑니를 심어 자가치아 이식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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