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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배 아나운서

노란전차 2008. 1. 27. 20:55
며칠 전, 신문 하단의 여성지 광고에서 놀라운 사실을 접했다.
원종배 아나운서가 암 투병중이란다.

중학교 시절, 원종배의 영팝스를 듣고 비바청춘을 즐겨봤다.
저녁 8시가 되면 어김없이 라디오를 켜고
원종배 아저씨가 진행하던 프로를 열심히 들었다.
그 때 꽤 많은 팝송을 접했다.
80년대 중후반의 팝송들은 모두 그 프로에서 들은 것 같다.
엽서에 신청곡도 보내서 몇 번 소개된 적도 있었다.
그 당시, 내가 원종배 아저씨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같은 반 친구가 하이틴 잡지에서 관련 기사를 보여주기도 했다.
관련 기사에 등장했던 인물은 지금의 부인이다.

흔히 원종배 아나운서 하면 '사랑방 중계'를 떠올린다.
지금도 '원종배'하면 사랑방 중계를 떠올리고,
'사랑방 중계'하면 원종배를 떠올린다.
(영화평론가 故 정영일씨나 오리 전택부 선생도 있지만)
막상 사랑방 중계를 본 기억보다 목, 금요일 저녁 쯤
원종배 아저씨의 선한 웃음과 차분하고 구수한 목소리가
인상적였던 예고 화면을 더 좋아했다.
예고 화면에서도 참 따뜻하고 좋은 말들을 많이 했다.

그 당시 간판급 노총각 아나운서였는데,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이도 낳고 잔잔하게 사는 것 같았다.
프리랜서가 된 이후 공중파에서 거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EBS 장학퀴즈를 진행하고 그 외에도 다른 활동을 많이 했다.
어쩌다 접하던 기사에서 부인과 아이를 사랑하는 다정다감한
모습을 봐서 참 좋았다. 내가 바라는 "같이 가는 부부, 가족"의
그림이 그려져서 부러웠다. 그 때의 느낌은 뭐랄까.
지금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노총각 삼촌이 장가가서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흐뭇해하는 조카가 된 기분'이었다.

학원 수업이 끝나고 근처 서점에서 잡지를 읽었는데,
현재 방광암으로 병원에 있다고 한다.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꼭 이겨낼 거라고' 부인이 말했다던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기사의 말미에 기자가 쓴 글이 있었다.
"이 글을 읽고 원종배 아나운서의 쾌유를 많은 사람들이 기원해줬으면
합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는데, 학생 시절 좋아했던 아나운서가
그렇게 아프다는 것에 괜히 나도 모르게 안타깝다.
멋진 부인이 있고 어린 딸도 있는데 꼭 이겨냈으면 좋겠다.

원종배 아저씨, 영팝스를 즐겨듣던 애청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꼭 완쾌하셔서 다시 방송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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