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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노란전차 2007. 1. 22. 21:42
유니가 자살을 했단다.

라디오 뉴스를 듣고 많이 놀랬다.
젊고 예쁜 처자가 무슨 사연이 있어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을까 싶었다.

유니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이혜련이다.
본명이 이혜련이다.
언론에서 말하는 허 윤이 사실 예명이 되는 셈이다.

막내 동생 고등학교 졸업식 때 졸업하는 선배들을 축하해 준다고
도열해 있던 1,2학년 학생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에 이혜련이
눈에 확 띄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탤런트로서 이름이 알려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벌쭘함을 무릎쓰고 엄마가 나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봤는데
혜련이(이렇게 불러도 되나..)는 내 팔짱을 끼고 상냥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어줬다. 살면서 연예인이랑 사진도 찍는구나
싶었다. 그 때 모습은 연예인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교복도 줄여 입지 않고, 반 접은 하얀 발목 양말은 그 당시
보통 여학생들도 즐겨하지 않았던 차림새 같았다.
티비에서 보던 끼있는 탤런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 또래의 이혜련이라는 여학생의 모습을 봤다.

그리고 몇 년 후, 유니라는 이름으로 가수가 되었다.
섹시 컨셉이 유행인지라 유니도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나보다.
과도한 섹시 컨셉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한편으로는
왜 저럴까 싶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시절에 나랑 사진 찍었지
하는 그 정도의 기억만 남아 있었다.

그렇게 묻히고 잊혀졌다고 생각될 때 자살이라는 뉴스로
다시 놀라게 했다. 나보다 한참 어린 아가씨가 자살을 했다는게
믿기지 않았고, 속에 많은 슬픔이 있었구나 싶어서 더 안타깝다.

저 세상에서는 가진 끼를 멋지게 발산하면서 우울하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와 사진을 찍은 아직까지는 유일무이한 연예인에 대한
작은 기억이자 추모의 마음을 끄적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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