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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면

노란전차 2009. 9. 14. 23:07
지난 주 휴가가 나름 재미있었던 것 같다.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효자동 거리를 찾아갔는데 길은 죄다 뜯어서 공사 중이었고, 장 보러 가겠다고 내수동, 사직동 쪽을 헤매고 다녔고, 밤에 옥상정원에서 팩와인에 빨대를 꼽아서 유유히 마시다 개방 종료 시간에 임박해서 급하게 들이켰다 취기가 확 올라와서 살짝 고생했고, 이른 새벽녘에 창가에서 바로 보이는 조계사에서 승려들이 외는 불경 소리에 잠이 깨서 한동안 눈만 말똥말똥했던 기억, 조식 뷔페 떄 많은 외국인들 틈에 끼어서 푸짐하게 몇 접시를 쓱싹했던 기억, 든든하게 먹은 아침식사를 소화도 시킬 겸 느리게 걸어서 갔던 이른 아침의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던 삼청동 거리와 삼청공원의 울창한 나무들, 옥상정원에서 선명하게 보였던 파란 하늘 아래 인왕산과 경복궁, 안국동.. 지금 생각해보면 혼자 킥킥대거나 잔잔하게 웃기 좋은 기억들이다. '나중에도 이런 휴가 보내볼래' 물어보면 '물론이지'라고 말할 수 있다. 단,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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