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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헤니를 볼 뻔했는데...

노란전차 2006. 4. 9. 21:22
2주간 환절기의 통과의례로 골골거리다 오랜만에 마포 도서관을 갔다.

오랜만에 도서관 분위기에 적응하자니 쉽지 않았다.
잠도 오고 속도 거북했는데 원인은 다른 데 있었다.
알고 보니 체기가 있었나보다. 그걸 왜 몰랐을까...

어쨌든, 점심시간이 되서 뭘 먹어야 하나 고심하면서
주변을 한 바퀴 돌다 주차장 골목 쪽으로 지나갔는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무슨 촬영이 있는지
스텝들도 있고 장비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뭔가 했더니 '봄의 왈츠'를 찍는 것이었다.
1300k 매장 바로 앞에 창문을 가린 검정밴이 서 있는데
그 안에 '다니엘 헤니'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밴 주위로 어린 여학생부터 나보다 나이가 더 있을법한
여자분까지 하나같이 디카 혹은 폰카를 들고 있었다.
다니엘이 나오면 순간포착을 하려는 것이겠지?
이래서 디카를 항상 지녀야 하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잠깐 촬영하는 것을 구경했는데
밴 속에 있다는 다니엘은 촬영분량을 다 마쳤는지
아니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건지 나오지 않았다.
조금 먼 발치에서 벤츠가 서 있고 옆에 금보라 아줌마가
서 있었다. 먼 발치에서 봤지만 역시 예쁘더라.
금보라 아줌마 앞에는 윤석호 감독도 보였다.
연두색이었던 것 같은데 그 색 계통 점퍼를 입고
뿔테안경에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이었다.

잠시 금보라 아줌마를 보고 있는데
그렇게 학수고대(?)하던 다니엘은 나오지 않고
외려 휭하니 먼지를 날리면서 검정 밴은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다니엘 헤니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경 나온 기념으로 볼까 했는데 역시나
그런 행운이 쉽게 오지 않는가보다.

한데 모여있던 여학생들도 '이제 우리 갈 길을 가야지?'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나도 있을 이유도 없고 해서 돌아왔다.

다니엘을 볼 뻔했는데 아쉽긴 아쉽더군...

그리고 때로는 졸면서 때로는 잠을 쫓으면서 책을 보다
끝마치고 나왔는데 밖이 참 따뜻했다. 목련, 개나리, 벚꽃이
만개했으니 조금 지나면 꽃잎이 내릴 것만 같다.

정말로 봄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다니엘 헤니를 봤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어쨌든 따뜻한 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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